집을 고르고, 오퍼를 넣고 계약에 이상이 없으면 최종적으로 잔금을 치르고 집 열쇠를 넘겨받는 "closing'이라는 절차만 남아있습니다. 오퍼가 accept 된 이후에 클로징 하기 전까지 챙겨야 것들은 앞 글에서 충분히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 이제 클로징 날짜가 잡히게 되면 은행에서 전화가 옵니다. "언제, 어디서 클로징 하자", 그러면서 "얼마 준비해라" 이렇게 연락이 옵니다. 그러면 그 돈은 money order나 casher's check으로 찾아놓고 신분증만 갖고 클로징 장소로 가면 됩니다. 보통 타이틀 컴퍼니에서 하게 됩니다.
클로징은 한마디로 계약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계약 사항을 이행하고 집이 마침내 내 소유가 되는 단계입니다. 거창한 것 같은데, 의외로 단순합니다. 타이틀 컴퍼니에 가서 그곳 직원이 두툼한 서류뭉치를 내밉니다. 한장 한장 자세히 읽어주지는 않지만, 대략 무슨 내용인지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매 서류마다 사인을 하라고 합니다. 자세히 읽어도 뭐라할 사람 없고, 의문 나는 것 있으면 얼마든지 그 직원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보통 의례적인 것들이고 정말 중요한 게 몇가지 있는데 그건 "이건 중요하다" 그러면서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재산세 택스 리펀드에 대한 것을 좀 자세히 얘기해줬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인 해야할 것들 다 사인하고 나면, 그 사인했던 서류 사본을 돌려줍니다. 그리고 Title Insurance라고 해서, 집문서 보험 증서도 줍니다. 이게 중요한 건데, 내 집이 내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집문서가 혹시라도 잘못되는 경우를 대비해서 가입하는 보험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제도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집 문서가 잘못될 거라는 상상을 별로 못해봤는데, 어쨌든 이런 것에도 "보험"이라는 게 따라오구나 싶어서 좀 신기했습니다.
대략 1시간 정도 걸려서 수십번의 사인을 하고나서야 클로징이 끝났습니다. 최종적으로 집 열쇠를 넘겨받고 나면 "집 사기"이라는 기나긴 과정이 끝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할 일은? 당연히 그 열쇠로 새집에 들어가보고 싶겠지요? 이제 마음 푹 놓으시고 새 집에서 즐겁게 지내시면 됩니다. ^^
클로징 과정에서 특별히 조심할 건 없었던 것 같구요, 저는 집 사는 걸 도와준 미국인 친구가 함께 갔었습니다. 다 끝나고 나서 그 친구가 물어보더군요. "왜 집 주인 명의를 너 혼자 이름으로 했냐?" 나는 그냥 그게 편할 것 같아서 그랬는데, 미국에서 대부분의 집들은 부부 공동명의로 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왜 사람들이 공동명의로 하냐고 물어봤습니다. 그건 family를 하나의 unit으로 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건데, 실질적으로 부부 둘 중의 한명이 사망을 하게 되면 배우자가 그 집을 상속받기가 쉽다고 합니다.
지금 제 집은 내 이름만으로 올라가 있는데, 만약 내가 사고로 저세상 사람이 되어버리면, 내 와이프가 이 집을 상속받으려면 법원에서 판결을 받아야 한다는군요. 시간도 걸리고, 돈도 엄청 들고...
사람 일이란 모르는 거라서 이걸 진작 알았으면 공동 명의로 했을텐데, 그냥 두 사람 이름 올리고 두 사람이 일일이 싸인 하는게 귀찮아서 그러지 않았던 건데... 좀 후회가 되더군요. 물론 타이틀에 명의는 중간에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돈이 좀 들긴 하지만, 법원에 가는 것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부부 공동명의로 하려면 마지막 클로징 단계에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계약서를 쓸 때부터 이름이 올라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 역시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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