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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수학이야기

큰 수의 법칙 - 그럼에도, 매주 로또 당첨자는 나오더라~~

저는 정말 이명박이 싫습니다. 제 전공 공부하기도 바쁜데, 광우병 공부도 해야하고, 대운하 공부도 해야하고, 민간의료보험의 폐해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도 살펴보게 만듭니다.^^

각설하고, 바로 아래 광우병 관련 글을 썼습니다. 지금까지 통계로보면 앞으로 한국 국민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황우석 사태로 유명해진 BRIC에서 자료를 좀 찾았는데요, 어떤 분이 친절하게 확률을 올려놓으셨더군요.

[계산]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 계산
물론 아주 naive한 가정과 rough한 계산이지만, 어쨌든 해봄직한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쓴 분이 밝힌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먹었을때 인간 광우병 걸릴 가능성 (mm유전자, 사골 팩터 고려)
0.000000025%~0.000000807%


대략 최소 25/1000억 (= 1/40억) 에서 최대 8/10억 (= 1/1억2500만) 정도 되는군요. 즉, 최대로 잡아도 1억2천5백만 분의 1이라는 확률이 나옵니다.

여러분,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얼만지 아시죠? 예. 대략 814만분의 1입니다. 정말정말 낮은 확률이지만 거의 매주 1등 당첨자가 3-4명씩 나옵니다. 그 이유는... 814만장보다 훨씬 많은 수천만장의 로또가 팔리기 때문이지요. 수학에서 말하는 "매우 큰 수의 법칙 (The Law of Very Large Numbers)"이 바로 그것입니다.
즉, "어떤 사건의 확률이 아무리 낮다 하더라도 수많은 시행을 하다보면 그 사건이 언젠가는 일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하지요? 살아가면서 내가 벼락을 맞게될 일이 뭐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온국민으로 따지면 벼락 맞아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고, 매주 로또에 당첨되는 사람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광우병 얘기로 가 봅시다.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질병이기 때문에 관련 연구는 아주 적습니다. 어떤 기제로 인간광우병이 나타나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확정된 이론은 없습니다. 다만, 영국에서 수십만 마리의 광우병 소 때문에 170명 정도가 사망했다는 통계가 있을 뿐입니다. 이런 것에 근거해서 위의 엄청나게 작은 확률이 계산되었지요.

계산의 편의를 위해 대략 중간 정도인 1/10억을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이라고 봅시다. 정말 작게 잡아서 사람들이 1주일에 최소 두번은 쇠고기 또는 라면, 설렁탕 등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고 칩시다. 그래서 1년에 100회를 섭취한다고 치지요. 그러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5천만 x (1-(1-1/10억)^100)

이 경우는 여사건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즉, 매회 섭취때마다 인간광우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 (1-1/10억). 이것은 독립시행이므로 100번 섭취한다면 100제곱을 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1년에 100회 섭취하였을 때 인간 광우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나옵니다.
1에서 이 확률을 빼면, 한번이라도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나옵니다. 1인당 따지면 여전히 아주 작은 확률이지요.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 인구 5천만을 곱합니다.
그러면...
약 5가 답입니다.

즉, 거의 0에 가까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 (10억분의 1)일지라도, 여러번 섭취한다면 5천만에 이르는 우리나라 인구 중에 1년에 5명에게서 인간 광우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조금이라도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결론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이렇게 서둘러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만약, 정권 임기 내에 인간광우병이 한 건이라도 발병한다면 엄청난 정치적 부담일 것은 뻔합니다. 하지만, 잠복기가 대략 10년이라고 밝혀졌기 때문에 운좋게도 이 정권은 그 정치적 부담을 전혀 지지 않겠지요. 다만 역사에는 어떻게 기록될지, 그들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수학"관련 얘기는 정치적인 내용이 너무 많네요.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번만 눈감아 주시구요,^^ 다음부터는 또 재밌는 수학 얘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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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위 링크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왜냐하면 제시된 1/10억이라는 확률이 독립시행의 확률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독립시행의 확률을 산출해보겠습니다.

영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사람: 160명
식탁에 올라간 광우병 소 (추산치): 40만두
광우병 소를 섭취하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160/40만 = 0.0004 (0.04%)

미국의 광우병 소 (통계치): 4천2백만 마리당 1-32마리. 적게 잡아서 4.2마리 (보수적으로 갑니다)
미국소 중 광우병을 가질 확률: 천만분의 일 (=1/10,000,000) (정말 보수적이지요?)

두 확률을 곱하면
미국소 중 광우병을 가질 확률 x 광우병 소를 섭취하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천억분의 4 (= 4/100,000,000,000)

MM 유전자 팩터 고려시 (영국보다 2.5배 높다고 계산하면): 백억분의 1 ( = 1/10,000,000,000)

(사골 우려먹기 팩터, 30개월 이상 소 팩터 등 고려하여 확률을 10배 정도 높게 봐도 될 것 같지만, 일단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이건 전혀 고려하지 않음)

이제 전국민이 1주일에 2번만 (정말 보수적으로 계산) 미국산 쇠고기를 접하게 된다고 보면, 앞서 계산했던 여사건 공식에 의해:

5천만 x (1-(1-1/100억)^100) = 약 0.5

라는 답이 나오게 됩니다.
즉, 아주 보수적으로 계산한 백억분의 1이라는 너무너무 낮은 확률에 의해 계산하면 1년에 0.5명이 인간광우병을 발병하게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조금 리버럴하게 계산해서 사골우려먹기 팩터, 30개월 이상 소 팩터 등을 고려하여 10배의 확률인 10억분의 1로 보고, 전국민이 1년에 150회 정도 미국산 쇠고기를 접하게 된다면 (통계에 의하면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이 83식이라고 합니다. 라면만 따져도 말이지요...)

5천만 x (1-(1-1/10억)^150) = 약 7.5

라는 답이 나오게 됩니다.

본문에서 계산한 결과와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만, 이게 좀더 납득할만한 계산식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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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2>
일종의 검증 차원에서 미국의 경우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인간광우병에 걸린 영국인 160
식탁에 올라간 광우병 소 400000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0.0004


미국소 (마리) 42000000
미국 광우병 소 4.2
미국소 중 광우병을 가질 확률 0.0000001


미국소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4E-11


인간광우병 발병 수 (1년마다) 3.0000002

위와 똑같은 계산식에 MM 유전자 팩터 (곱하기 2.5) 를 적용하지 않았고, 일주일 쇠고기 섭취 횟수를 5회로 올려서 1년 250회로 계산하였습니다. 그러니 결론은 약 3명으로 나옵니다.
대략 1명으로 보고되고 있는 실제 통계와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추정치인 "영국에서 식탁에 올라간 광우병 소" 이 부분이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숫자를 40만이 아닌 1백만으로 올려서 다시 계산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광우병에 걸린 영국인 160
식탁에 올라간 광우병 소 1000000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0.00016


미국소 (마리) 42000000
미국 광우병 소 4.2
미국소 중 광우병을 가질 확률 0.0000001


미국소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1.6E-11


인간광우병 발병 수 (1년마다) 1.1999984


대략 실제 통계와 맞아떨어지는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수정된 확률로 우리나라에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수적 계산 리버럴한 계산
인간광우병에 걸린 영국인
160 160
식탁에 올라간 광우병 소 1000000 1000000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0.00016 0.00016



미국소 (마리) 42000000 42000000
미국 광우병 소 4.2 4.2
미국소 중 광우병을 가질 확률 0.0000001 0.0000001



미국소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1.6E-11 1.6E-11
MM 유전자 팩터 고려시 4E-11 4E-11
사골 우려먹기 팩터 고려시
4E-10



인간광우병 발병 수 (1년마다) 0.2 3.00000018

보수적으로 보면 대략 5년에 한명, 리버럴하게 보면 1년에 3명 정도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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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3>

계속계속 머리를 맴도는 것은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이렇게 계산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것과 관련된 것입니다.
앞의 경우에 사용한 방법은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 = 인간광우병에 걸린 영국인 / 영국식탁에 올라간 광우병 소

하지만, 이 확률은 독립시행의 확률이라기 보다는, 어떤 복합적인 활동의 결과 도출된 확률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던져 1의 눈이 나올 확률은 1/6 (약 0.17) 입니다. 하지만 주사위를 10번 던져 1의 눈이 한번이라도 나올 확률은... 계산해보면 0.84 정도 됩니다.

영 국의 인간광우병도 같은 관점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독립시행의 확률인 "광우병에 걸린 소를 1회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일단 p라고 놓는다면, 영국의 통계에서 도출된 0.0004는 과다계상된 확률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사위의 예에서 0.17과 0.84의 차이처럼, 애초에 p는 0.0004보다 훨씬 낮은 값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부록3에서는 훨씬 단순한 비례식을 이용해볼까 합니다. 즉, [식탁에 올라간 광우병 소 :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 수]를 이용해서 우리나라에서 인간광우병에 걸릴 사람을 추정해보는 것입니다.
BRIC에 글 올리신 분의 추정에 의하면 연간 수입되는 미국소는 125만마리 정도 될 것 같다고 하네요. 이건 글쓴 분도 밝혔듯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과다추정이므로 100만 마리만 수입되는 걸로 하겠습니다.
미국 소 중 광우병을 가질 확률은 0.0000001이고 따라서 미국소 100만 마리당 광우병 소는 0.1마리가 섞여 있을 것입니다. 단순한 비례식을 세워보지요.
40만 마리 : 160명 = 0.1마리 : x

0.00004명이라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MM 유전자형 팩터, 사골끓여먹기 팩터, 30개월 이상 소 팩터 등을 고려해서 발병 확률이 100배쯤 높아진다고 봐도 최대 0.004명이 매년 인간광우병에 걸릴 것 같습니다.


(자세한 계산 과정은 엑셀 파일로 첨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