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내가 살 곳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누군가에게 팔아야할 상품이기도 합니다. 집을 고를 때는 이런 두가지 관점을 모두 가지고 보시면 크게 놓치는 부분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시장에서 이러이러한 것들이 인기있더라, 그걸 알고 있으면 나한테는 크게 쓸모가 없더라도 이왕이면 그런 feature를 갖춘 집이 더좋은 집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학군 같은 게 대표적입니다.
1. 위치
그 외에 micro한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면, 되도록이면 traffic이 많은 큰 길가 집은 피하셔야 합니다. 교통이 별로 없어도 어쨌든 신호등이 있는 그 도시의 major 도로 옆에 있는 집은 시장에서 인기가 없습니다. 주택들만 오밀조밀 들어선 마을, 되도록이면 Dead End인 길 옆의 집, 곧게 뻗은 길이 아니라 구불구불한 길 옆의 집, 이런 곳이 인기가 있습니다.
오른쪽 Google Maps 지도를 보시면 노란색의 Winslow Rd가 이 도시의 major 도로이구요, 그 위아래로 구불구불한 길들이 있지요. 이곳에 있는 집들이 인기있는 집인 것입니다.
그리고 막다른 길의 끝부분에 집들이 동그랗게 모여있는 형태를 Cul-de-sac 이라고 해서 이것 역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위치 중의 하나입니다.
2. HOA
Home Owner's Association이라고 해서 한국으로 치면 관리비인 셈입니다. 보통 하우스는 HOA가 없고 콘도나 듀플렉스는 HOA를 다달이 내지만, 하우스 중에서도 그 동네를 위해 조경을 관리하고 수영장을 운영한다면 한달에 10-20불 정도 하는 HOA를 냅니다. 모기지 외에 추가로 나가는 돈이기 때문에 이 HOA 역시 꼼꼼하게 챙겨야 나중에 HOA가 매달 100불이나 하더라, 이런 뒤통수 맞는 경우를 피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콘도는 HOA를 내기 때문에 좀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게 50불 미만이면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닙니다. HOA에는 쓰레기 치우는 비용, 잔디를 비롯 조경을 관리하는 비용, 그리고 건물의 지붕 및 외벽 관리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하우스를 사서 이 모든 걸 자신이 관리하면 50불 미만으로 들긴 하지만, 여름에 잔디 깎고 겨울에 길에 얼음 언 것 녹여야 하는 것 생각하면 약간의 돈으로 해결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더군다나 모기지를 얻으면 반드시 화재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이때 하우스는 집 가격, 예를 들면 10만불을 모두 커버받아야 하지만, 콘도는 내부, 대략 2만불만 커버받으면 됩니다. 외부와 건물에 대해서는 HOA가 커버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화재보험료도 훨씬 적게 낼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따져보면 매달 50불 미만의 HOA는 하우스에 가더라도 어차피 나갈 돈입니다.
3. 집의 구조
이 건 뭐 개인 취향의 문제이니까 크게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넓이는 보통 1500 sqft 정도가 넘으면 시장에서 인기가 있습니다만, 10만불의 예산으로 이런 집은 택도 없었구요, 하우스는 1000 sqft 미만, 콘도는 1200 - 1500 sqft 정도되는 걸 살 수 있겠더라구요. 근데, 콘도든 하우스든, 1000 sqft 미만이 되면 또 시장에서 인기가 없습니다. 좀 좁게 느껴지기 때문에 조금 돈을 더 들여서 1200 sqft 정도되는 집을 사려고들 하지요. 참고로 10 sqft은 0.92 제곱미터 정도 되구요, 36sqft가 한평쯤 됩니다. 따라서 720sqft 이면 20평, 1080sqft 이면 30평, 1440sqft이면 40평, 이 정도 개념을 갖고 집을 보시면 됩니다.
2층집을 선호하는 분도 계시고 1층에 넓게 펼쳐져 있는 걸 좋아하는 분도 계시니까 이건 별 것 없구요, 제가 2층집에 살아보니까 계단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참 귀찮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그리고 여름에 1층과 2층의 온도차가 제법 납니다. 에어컨을 틀어도 1층은 시원한데 2층은 지붕으로 받는 열기 때문에 1층만큼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하우스라면, 미국인들은 차고와 지하실이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차고는 실제로 차를 넣어두기 보다는 각종 잡동사니를 보관하기 위한 "거대한 창고"로 다들 활용합니다. 차고 하나만 있으면 수납공간에 대한 걱정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지요.
하우스에 딸린 지하실은 창이 완전히 없는 그런 지하실은 별로 없습니다. 보통, 한쪽 면으로 창이 있거나, 뒷마당으로 통하는 문이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2층집일지라도, 뒷마당에서 보면 3층집이 되는 것이지요. 이런 집이 인기가 있답니다.
집은 새집일수록 좋은 건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새집이면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각종 수도나 전기 역시 안정적일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단열"도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30년, 40년 넘은 주택들은 당시 단열재가 지금만큼 좋지 않아서 겨울에 엄청난 난방비가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난방을 전기가 아니라 가스로 하는데, 같은 난방을 해도 가스가 전기보다 비쌉니다. 그러니까 오래된 집은 처음엔 싸지만, 유지비가 좀더 들 것을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겨울에 좀 춥긴 한데, 전기 난방하는 집은 한달에 140불 정도, 가스 난방을 하면 200불은 각오해야 할거라고 하더군요.
한국 사람들은 남향집을 좋아합니다만 미국 사람들은 향을 크게 따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내가 살 걸 생각한다면 남향집이 좋겠지요. 대문이 남쪽을 향해도 좋고, 뒷마당이 남쪽을 향해도 좋고, 어쨌든 창이 많은 쪽 하나가 남쪽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국사람들은 다들 남향이라고 인정해 줍니다. ^^
방과 화장실 갯수도 중요하지요. 같은 넓이의 집이라도 방은 넓은 방 2개보다는 좁은 방 3개가 훨씬 인기가 있습니다. 1000 - 1500 sqft 이라면 방 3개짜리, 1500 - 2000 sqft 이라면 방 4개짜리 정도가 적당합니다. 화장실은 1개 보다는, 2-3개 정도 있는 게 좋습니다. 욕실까지 있으면 full bath, 세면대와 변기만 있으면 half bath라고 부릅니다.
방 종류도 문이 달려있어야 bedroom이라고 부르고,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문이 없으면 study room, family room 등으로 부릅니다. 직접 둘러보시면 좀더 감이 잘 잡힐 것입니다.
바닥은 보통 카펫이 wall to wall로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부엌은 라미네이트나 하드우드, 타일 등으로 다르게 깔려있지요. 요즘은 미국사람들도 바닥을 하드우드로 까는 걸 좋아하는 경향입니다. 물론 한국사람들은 카펫보다 이런 게 훨씬 좋지요.
대충 이런 것들이 있네요. 나름대로 생각나는대로 정리를 했는데, 나중에 또 필요한 게 있으면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집을 고른 다음 셀러와 계약하는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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