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어느 동네에 있느냐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강남 20평 아파트가 강북 40평짜리보다 더 비싼 이유야 뭐 다들 아실거라고 봅니다.
집의 위치에 관해서는 미국이 좀더 심플하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캠퍼스타운처럼 중소도시라면 1급지, 2급지 ... 에 대해서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넓이라도 어디가 더 비싸고 어디가 더 싼지 정보는 대충 나와있습니다. 문제는 "나의 선택"인 것이지요...
누구나 1급지가 가장 살기 좋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학군도 가장 좋을 것이고, 이웃들 역시 마음씨 좋은 중산층들이 많이 살 것이고... 하지만 내가 가진 예산으로 그곳에 들어가려면 손바닥만한 집밖에 살 수가 없다, 아니 아예 내 예산의 2-3배짜리 집밖에 없더라... 이게 딜레마인 것이지요.
어쨌든 결정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학군에 대해서 한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학군
앞으로 살 동네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 학군이 아닌가 싶습니다. 잘사는 동네는 학교도 좋고, 그 학교 다니는 애들도 때깔이 다르고... 미국에 비하면 한국의 강남과 강북의 학군 차이는 정말 사소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국은 같은 도시라도 학군에 따라 학교 차이는 그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는 애가 이제 3살입니다. 얘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학군 좋은 동네에 집을 마련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집을 내놓으면 잘 팔리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 생각으로 집을 마련하셔야지, 나는 애가 없는데... 또는 애가 어린데... 이런 생각으로 학군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으시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가 있습니다.
학군은 몇번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집 보러다니다 보면, 학군 안좋은 동네에는 같은 값에 훨씬 넓은 집이 나와 있습니다. 많이 갈등되겠지만, 그 집이 진정 저평가된 집이 아니라면 그만큼 싼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조금 좁게 살더라도 나중에 팔 때를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집값이 오르는 흐름이라면, 학군 좋은 동네는 가장 먼저 오르고 가장 늦게 값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학군이 나쁘면 가장 늦게 오르고 가장 빨리 빠집니다. 학군 좋은 동네는 다른 동네랑 비교해봤을 때 실제 집 평수에 비해 집값이 많이 비싸다고 느껴지실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1급지는 아니고 2급지 정도 되는 곳입니다. 1급지에도 콘도같은 "서민" 주거시설이 있긴 한데요, 한국의 관리비에 해당하는 HOA가 한달 100불 정도하구요, 하우스는 1000 sqft 정도하는 게 최하 15만불부터 시작합니다. 평균값은 대략 25만불 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예산으로는 꿈도 못꿨지요.
그래서 2급지와 3급지를 주로 둘러봤는데요, 3급지에는 제가 사는 콘도와 똑같은 넓이에 7년 먼저 지어진 콘도가 보통 15,000불 정도 싸게 나와있었습니다. 1-2년 살다갈 것 생각하면 싼 집에서 똑같은 걸 누리면서 살 수 있으니까 충분히 괜찮지만... 집을 팔 것 생각하니까 그 콘도를 사고싶다는 생각이 사라지더군요. 하우스 역시 1500 sqft 수준에 garage가 딸려있는 것들은 3급지에 12만불 수준에 나와있었습니다만, 제 처가 주변을 둘러보고 학군을 고려해보더니 적극 반대를 하더군요. 할 수없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
여기서부터는 여담인데요, 그냥 넋두리려니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집을 보러다니면서 왜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보수적으로 되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미국에 살면서 나는 인종주의자가 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나 스스로 유색인종인데, 누가 누굴 차별하고 깔본단 말입니까? 웃긴 얘기지요.
하지만 집을 사려고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면서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조금만 많아보이면 일단 그 동네는 후보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집을 사는 행위는 나 개인의 정의감이나 당위, 이런 것을 떠나서 일종의 투자입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손해볼 것 같은 투자는 당연히 안하고 싶겠지요. 흑인이나 히스패닉과 어울려서 잘 지낼 자신은 있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 내 집을 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 어찌보면 위선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경제적 선택일 뿐이란 생각을 합니다.
제가 애초가 책정했던 10만불이라는 예산...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하지만 집을 보러다니면 이 돈은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로 느껴집니다. 야, 이 집 살면 좋겠다... 이런 생각하면 30만불. 이 정도면 괜찮은데... 이러면 20만불. 이런 집 하나 가져봤으면... 그러면 50-100만불...
이전까지는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피상적으로 갖고 있다가, 집을 보러다니면 그게 구체적으로 변합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계산을 하게 됩니다. 내가 얼마나 더 벌어야 다운페이가 어느정도 쌓이고, 월급이 얼마나 되어야 얼마짜리 집의 모기지를 내겠구나...
그런 한편, 내가 "현대판 노예"라는 과대망상까지 하게 됩니다. 예전부터 신용카드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당장 이번달 월급을 못받으면 카드 대금을 못막는데... 여기에 모기지가 더해집니다. 이번달에 쓴 카드대금과 모기지는 이달 말 월급을 받는 것과 동시에 내 통장에 몇일 머물지 못하고 다 빠져나가 버립니다. 나는 다음달에 낼 돈을 위해서 이번 달을 또 열심히 일합니다... 웃기지요?
나는 분명히 "일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더럽네" 그러면서 사표를 쓸 자유도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안락한 집에서 적당한 소비를 즐길 자유까지 송두리째 날아가버립니다. 무섭지요? ㅋㅋ
집의 위치에 관해서는 미국이 좀더 심플하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캠퍼스타운처럼 중소도시라면 1급지, 2급지 ... 에 대해서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넓이라도 어디가 더 비싸고 어디가 더 싼지 정보는 대충 나와있습니다. 문제는 "나의 선택"인 것이지요...
누구나 1급지가 가장 살기 좋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학군도 가장 좋을 것이고, 이웃들 역시 마음씨 좋은 중산층들이 많이 살 것이고... 하지만 내가 가진 예산으로 그곳에 들어가려면 손바닥만한 집밖에 살 수가 없다, 아니 아예 내 예산의 2-3배짜리 집밖에 없더라... 이게 딜레마인 것이지요.
어쨌든 결정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학군에 대해서 한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학군
앞으로 살 동네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 학군이 아닌가 싶습니다. 잘사는 동네는 학교도 좋고, 그 학교 다니는 애들도 때깔이 다르고... 미국에 비하면 한국의 강남과 강북의 학군 차이는 정말 사소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국은 같은 도시라도 학군에 따라 학교 차이는 그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는 애가 이제 3살입니다. 얘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학군 좋은 동네에 집을 마련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집을 내놓으면 잘 팔리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 생각으로 집을 마련하셔야지, 나는 애가 없는데... 또는 애가 어린데... 이런 생각으로 학군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으시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가 있습니다.
학군은 몇번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집 보러다니다 보면, 학군 안좋은 동네에는 같은 값에 훨씬 넓은 집이 나와 있습니다. 많이 갈등되겠지만, 그 집이 진정 저평가된 집이 아니라면 그만큼 싼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조금 좁게 살더라도 나중에 팔 때를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집값이 오르는 흐름이라면, 학군 좋은 동네는 가장 먼저 오르고 가장 늦게 값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학군이 나쁘면 가장 늦게 오르고 가장 빨리 빠집니다. 학군 좋은 동네는 다른 동네랑 비교해봤을 때 실제 집 평수에 비해 집값이 많이 비싸다고 느껴지실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1급지는 아니고 2급지 정도 되는 곳입니다. 1급지에도 콘도같은 "서민" 주거시설이 있긴 한데요, 한국의 관리비에 해당하는 HOA가 한달 100불 정도하구요, 하우스는 1000 sqft 정도하는 게 최하 15만불부터 시작합니다. 평균값은 대략 25만불 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예산으로는 꿈도 못꿨지요.
그래서 2급지와 3급지를 주로 둘러봤는데요, 3급지에는 제가 사는 콘도와 똑같은 넓이에 7년 먼저 지어진 콘도가 보통 15,000불 정도 싸게 나와있었습니다. 1-2년 살다갈 것 생각하면 싼 집에서 똑같은 걸 누리면서 살 수 있으니까 충분히 괜찮지만... 집을 팔 것 생각하니까 그 콘도를 사고싶다는 생각이 사라지더군요. 하우스 역시 1500 sqft 수준에 garage가 딸려있는 것들은 3급지에 12만불 수준에 나와있었습니다만, 제 처가 주변을 둘러보고 학군을 고려해보더니 적극 반대를 하더군요. 할 수없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
(우리 동네에서 이정도 집이면 2급지에 주로 있구요, 18만불 전후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2000 sqft 정도 할 것 같고, 0.2 acres의 대지가 딸려올 것 같네요. ^^ 뒷마당으로 지하실까지 있으면 20만불 수준까지...)
여기서부터는 여담인데요, 그냥 넋두리려니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집을 보러다니면서 왜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보수적으로 되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미국에 살면서 나는 인종주의자가 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나 스스로 유색인종인데, 누가 누굴 차별하고 깔본단 말입니까? 웃긴 얘기지요.
하지만 집을 사려고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면서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조금만 많아보이면 일단 그 동네는 후보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집을 사는 행위는 나 개인의 정의감이나 당위, 이런 것을 떠나서 일종의 투자입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손해볼 것 같은 투자는 당연히 안하고 싶겠지요. 흑인이나 히스패닉과 어울려서 잘 지낼 자신은 있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 내 집을 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 어찌보면 위선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경제적 선택일 뿐이란 생각을 합니다.
제가 애초가 책정했던 10만불이라는 예산...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하지만 집을 보러다니면 이 돈은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로 느껴집니다. 야, 이 집 살면 좋겠다... 이런 생각하면 30만불. 이 정도면 괜찮은데... 이러면 20만불. 이런 집 하나 가져봤으면... 그러면 50-100만불...
이전까지는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피상적으로 갖고 있다가, 집을 보러다니면 그게 구체적으로 변합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계산을 하게 됩니다. 내가 얼마나 더 벌어야 다운페이가 어느정도 쌓이고, 월급이 얼마나 되어야 얼마짜리 집의 모기지를 내겠구나...
그런 한편, 내가 "현대판 노예"라는 과대망상까지 하게 됩니다. 예전부터 신용카드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당장 이번달 월급을 못받으면 카드 대금을 못막는데... 여기에 모기지가 더해집니다. 이번달에 쓴 카드대금과 모기지는 이달 말 월급을 받는 것과 동시에 내 통장에 몇일 머물지 못하고 다 빠져나가 버립니다. 나는 다음달에 낼 돈을 위해서 이번 달을 또 열심히 일합니다... 웃기지요?
나는 분명히 "일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더럽네" 그러면서 사표를 쓸 자유도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안락한 집에서 적당한 소비를 즐길 자유까지 송두리째 날아가버립니다. 무섭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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