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집사기 연재를 3회밖에 안한 상태에서 일종의 "번외편"을 한편 올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가 증시를 강타하고 있고, 미국 부동산 역시 2008년, 또는 2009년까지 회복되기 어렵다는 기사를 접하실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미국에서 집사기"같은 연재를 올리는 건 일종의 "집을 사세요~"라고 묻지마 투자를 부추기는 것 같아서 약간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제가 그냥 몸으로 느끼는 미국 부동산 경기에 대해 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집 사시는 건 좀 신중하게 고려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거품이 가라앉고 있는 캘리포니아, 네바다, 아리조나 같은 동네에서는 절대 말리고 싶습니다. 요즘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3-4년 전 주택 가격과 비교해도 여전히 이 동네 집값은 2-3배가 기본입니다. 주택가격의 바닥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합니다.
서브프라임 부실 얘기를 많이 들으셨겠지만, 사실 ARMs와 Interest-only 대출이 주택가격의 하락을 부채질하는 형국입니다. ARMs는 변동금리 대출로서, 3-5년동안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갚아가지만 그 이후 이자율이 높아지는 상품입니다. Interest-only 역시 초기에는 원금은 갚지 않고 대출금에 대한 이자만 갚아나가는 상품입니다. 모두 금리가 5% - 5.5% 수준일 때, 주택 가격이 막 치솟고 있을 때,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택을 구입한 수요들입니다.
이제 ARMs와 Interest-only 대출자들이 높은 이자율을 물거나 원금도 갚아나가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올해말부터 2008년까지가 피크를 이룰 전망이라고 하는군요. 시세차익을 노리고 시장에 진입했지만, 주택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떨어진다면 이들은 더이상 밑빠진 독에 물붙기를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결국 시장에 매물이 넘쳐나게되고 주택가격은 현재에서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FRB가 금리를 낮출 예정이라고 하니 향후 모기지를 얻는 사람들은 6% 전후에서 fixed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목적이라면 주택경기의 바닥을 확인하고 시장에 진입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실수요자라고 해도, 지금은 rent를 다달이 내면서 사시는 게 어찌보면 손해보지 않는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럼 너는 왜 집을 샀느냐? 라고 물어보시겠지요. 몇가지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집값이 비이성적으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십만불짜리 콘도를 샀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게 7년전에 지어졌을 때 건축업자가 8만 5천불에 팔았던 것입니다. 즉, 제가 살고 있는 중서부의 조그만 대학도시는 전국에 걸친 집값 상승 시기에 그리 큰 폭의 상승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던가요? 저희 동네는 산이 별로 높지 않으니 골도 역시 별로 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째로, 제가 산 집은 sell by owner라고 시세보다 쌌습니다. 대충 십만불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것보다는 좀더 싸게 샀습니다. 같은 동네, 같은 크기의 콘도의 호가보다 대략 5천불쯤 싸게 산 셈입니다. 저는 시세 차익은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냥, 1-2년 좋은 곳에서 살다가, 나갈 때쯤 또 sell by owner로 샀던 가격만큼 싸게 내놓으면 팔리겠지, 하는 기대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세째는 역시 제가 실수요자라서 그렇습니다. 비슷한 크기의 콘도를 렌트 얻으면 한달에 900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저는 다달이 모기지로 850불을 냅니다. 여기에는 원금 상환 270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순수하게 제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600불이 안되는 것이지요. 만약 1년 뒤에 같은 값을 받고 이 집을 팔아도 렌트를 얻을 경우와 비교해서 3600불을 덜 손해보는 셈입니다. 만약 집값이 대략 3600불쯤 빠진다 쳐도, 그냥 렌트 산 셈 치면 됩니다. 모기지 이자 때문에 돌려받게 되는 세금 환급은 계산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1년만 살아도 그리 나쁜 장사같지는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제가 살고 있는 동네처럼, 최근 집값 상승율이 그리 높지 않고, 대학 동네이고,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시는 걸 긍정적으로 고려하셔도 될 겁니다. 여기서 "캠퍼스 타운"이라는 조건이 중요합니다. 캠퍼스 타운은 수요가 꾸준한 곳입니다. 제가 집을 산 동네도 콘도가 150채 있습니다. 처음 집을 사러 돌아다닐 때 매물이 7채 정도 있었습니다. 이게 다 팔릴까 싶었는데... 결국 8월이 되니까 한채 빼고 다 팔리더군요. 혹시 집이 팔리지 않는 불상사가 생겨도 렌트로 돌리기에 아주 좋습니다. 얼마되지 않지만 다달이 용돈 수준의 수입도 들어옵니다. 그러다 주택경기가 회복되면 좀더 좋은 조건으로 집을 팔 수도 있을 겁니다.
결국 결론은, 동네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시장 조사를 좀 해보시고, 집값이 과도하게 높다 생각되시면 집 사는 건 좀 늦추시구요, 이 가격이면 더 떨어져봐야 얼마나 떨어지겠어, 그런 생각이 드시면 집을 사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렌트와 비교해보신다면 "얼마까지 떨어져도 내가 감내할 수 있어" 이런 계산도 하실 수 있을 것이구요.
9월 아니면 10월 중에 FRB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모기지 이자율은 6%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좀 이르다 싶더라도, 집을 사고 싶은 분은 내년 초까지 호흡을 길게 갖고 급매물을 싼 가격에 구매하신다면 2-3년 후면 나름대로 보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2-3년 후까지 있지 못해서 좀 배가 아프지만요...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집 사시는 건 좀 신중하게 고려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거품이 가라앉고 있는 캘리포니아, 네바다, 아리조나 같은 동네에서는 절대 말리고 싶습니다. 요즘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3-4년 전 주택 가격과 비교해도 여전히 이 동네 집값은 2-3배가 기본입니다. 주택가격의 바닥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합니다.
서브프라임 부실 얘기를 많이 들으셨겠지만, 사실 ARMs와 Interest-only 대출이 주택가격의 하락을 부채질하는 형국입니다. ARMs는 변동금리 대출로서, 3-5년동안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갚아가지만 그 이후 이자율이 높아지는 상품입니다. Interest-only 역시 초기에는 원금은 갚지 않고 대출금에 대한 이자만 갚아나가는 상품입니다. 모두 금리가 5% - 5.5% 수준일 때, 주택 가격이 막 치솟고 있을 때,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택을 구입한 수요들입니다.
이제 ARMs와 Interest-only 대출자들이 높은 이자율을 물거나 원금도 갚아나가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올해말부터 2008년까지가 피크를 이룰 전망이라고 하는군요. 시세차익을 노리고 시장에 진입했지만, 주택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떨어진다면 이들은 더이상 밑빠진 독에 물붙기를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결국 시장에 매물이 넘쳐나게되고 주택가격은 현재에서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FRB가 금리를 낮출 예정이라고 하니 향후 모기지를 얻는 사람들은 6% 전후에서 fixed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목적이라면 주택경기의 바닥을 확인하고 시장에 진입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실수요자라고 해도, 지금은 rent를 다달이 내면서 사시는 게 어찌보면 손해보지 않는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럼 너는 왜 집을 샀느냐? 라고 물어보시겠지요. 몇가지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집값이 비이성적으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십만불짜리 콘도를 샀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게 7년전에 지어졌을 때 건축업자가 8만 5천불에 팔았던 것입니다. 즉, 제가 살고 있는 중서부의 조그만 대학도시는 전국에 걸친 집값 상승 시기에 그리 큰 폭의 상승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던가요? 저희 동네는 산이 별로 높지 않으니 골도 역시 별로 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콘도는 아니고... 제법 고급 콘도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 보시다시피 집 4채가 옆으로 죽 연결되어 있습니다.
둘째로, 제가 산 집은 sell by owner라고 시세보다 쌌습니다. 대충 십만불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것보다는 좀더 싸게 샀습니다. 같은 동네, 같은 크기의 콘도의 호가보다 대략 5천불쯤 싸게 산 셈입니다. 저는 시세 차익은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냥, 1-2년 좋은 곳에서 살다가, 나갈 때쯤 또 sell by owner로 샀던 가격만큼 싸게 내놓으면 팔리겠지, 하는 기대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세째는 역시 제가 실수요자라서 그렇습니다. 비슷한 크기의 콘도를 렌트 얻으면 한달에 900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저는 다달이 모기지로 850불을 냅니다. 여기에는 원금 상환 270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순수하게 제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600불이 안되는 것이지요. 만약 1년 뒤에 같은 값을 받고 이 집을 팔아도 렌트를 얻을 경우와 비교해서 3600불을 덜 손해보는 셈입니다. 만약 집값이 대략 3600불쯤 빠진다 쳐도, 그냥 렌트 산 셈 치면 됩니다. 모기지 이자 때문에 돌려받게 되는 세금 환급은 계산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1년만 살아도 그리 나쁜 장사같지는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제가 살고 있는 동네처럼, 최근 집값 상승율이 그리 높지 않고, 대학 동네이고,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시는 걸 긍정적으로 고려하셔도 될 겁니다. 여기서 "캠퍼스 타운"이라는 조건이 중요합니다. 캠퍼스 타운은 수요가 꾸준한 곳입니다. 제가 집을 산 동네도 콘도가 150채 있습니다. 처음 집을 사러 돌아다닐 때 매물이 7채 정도 있었습니다. 이게 다 팔릴까 싶었는데... 결국 8월이 되니까 한채 빼고 다 팔리더군요. 혹시 집이 팔리지 않는 불상사가 생겨도 렌트로 돌리기에 아주 좋습니다. 얼마되지 않지만 다달이 용돈 수준의 수입도 들어옵니다. 그러다 주택경기가 회복되면 좀더 좋은 조건으로 집을 팔 수도 있을 겁니다.
결국 결론은, 동네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시장 조사를 좀 해보시고, 집값이 과도하게 높다 생각되시면 집 사는 건 좀 늦추시구요, 이 가격이면 더 떨어져봐야 얼마나 떨어지겠어, 그런 생각이 드시면 집을 사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렌트와 비교해보신다면 "얼마까지 떨어져도 내가 감내할 수 있어" 이런 계산도 하실 수 있을 것이구요.
9월 아니면 10월 중에 FRB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모기지 이자율은 6%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좀 이르다 싶더라도, 집을 사고 싶은 분은 내년 초까지 호흡을 길게 갖고 급매물을 싼 가격에 구매하신다면 2-3년 후면 나름대로 보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2-3년 후까지 있지 못해서 좀 배가 아프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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