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살이

미국에서 집사기 - 2. 모기지

1. 모기지 고르기

요즘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서브프라임" 같은 것 때문에 모기지가 더이상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미국에서 집을 사는 첫걸음은 모기지를 얻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제 경우처럼 십만불짜리 집을 사겠다고 생각했으면, 이 십만불을 현금으로 들고 있으면 그냥 셀러랑 계약맺고 사버리면 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구요, 대부분 모기지를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이게 주택구입을 위한 은행대출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집을 사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대출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답니다. 그러니까 미국 얘기만 하도록 할께요.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말씀드리면, 모기지는 30년 고정이율, 15년 고정이율, 그리고 ARMs라고 부르는 변동이율 상품이 있습니다. 그외 20년 고정, 10년 고정 이런 것도 있지만 취급하는 곳은 별로 없구요, ARMs 역시 2년짜리, 3년짜리, 5년짜리, 7년짜리, 뭐 다양합니다.
ARMs의 장점은 처음 정해진 몇년 (예를 들면 5년) 동안은 낮은 이율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동안은 이율이 고정입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나면 이율이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합니다. 이율이 높아지는 게 보통이지만 혹시 연방금리가 기록적으로 낮으면 이율이 낮아질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5년 안에 집을 팔고 한국 갈꺼다, 또는 다른 주로 이사를 갈거다, 이런 계획이면 ARMs도 괜찮은 상품입니다.
저는 15년 fixed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왜냐하면 제가 모기지를 얻던 지난 6월은 금리가 최근 2-3달간 급격하게 올라갔습니다. 2월에 서브프라임 사건 하나가 터졌구요, 그래서 ARMs 이율이 fixed rate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30년 fixed는 6.75%, 15년 fixed는 6.5%를 제시하길래, 그냥 15년짜리로 해버렸습니다.

2. 모기지 rate, APY, 그리고 closing fee, point?

저는 아주 단순하게 동네에 있는 은행에 가서 모기지를 얻었는데요, 그냥 2만불 다운페이를 하고 8만불을 빌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이율이 더 낮은 곳도 있겠지만, 얼마 차이가 안나니까 그냥 믿을만하고 closing 빨리 해줄 것 같은 은행에 가서 했습니다. 더군다나 closing fee도 가장 낮게 제시했구요. 저는 1-2년 후에 집을 팔 생각이라서 아무리 이자가 낮아도 closing fee가 높으면 말짱 도루묵이라서 closing fee를 최소한으로 내는 게 가장 남는 장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nkrate.com 에서 다양한 모기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ZIP Code를 넣어서 내가 사는 주에서는 얼마에 대출해주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좀 많은 돈을 빌릴 것이라면 rate도 중요하게 작용하겠지요. bankrate.com 같은 곳에서 모기지 업체를 비교해 볼 수도 있겠지요. 또 동네에 있는 모기지 브로커를 통하면 가장 싼 이율을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자가 싸면 포인트가 1 또는 2 이렇게 높아질 수도 있고, 괜히 클로징 피가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하셔야 합니다. 만약 연봉을 많이 받는 분이고 5년 이상 거주하실 생각이라면 1-2 포인트 정도 내고 싼 이자를 적용받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모기지 얻을 때 내는 포인트 역시 세금 공제가 된다고 하네요.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면, closing fee는 한국에서 말하는 대출수수료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게 은행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비교해보셔야 합니다. 여러 곳에서 Good Faith Estimate이라는 걸 받아서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rate이 높으면 closing fee가 낮구요, rate이 낮으면 closing fee가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rate과 비슷한 게 APY란 게 있는데요, 이건 1년으로 환산한 이자, 뭐 이런 겁니다. 즉, 포인트와 다달이 내는 모기지 이자를 합쳐서 계산한 게 이건데요, 저는 0 포인트로 갈 생각을 했기 때문에 각 은행의 APY까지 비교해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1-2 포인트를 낼 각오를 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APY 정보도 물론 잘 챙기셔야죠.

포인트란 한국에서 말하는 "선이자"입니다. 예를 들어 8만불을 빌리는데 1포인트를 낸다고 하면 8만불의 1%를 선이자로 떼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800불이 선이자로 나가는 것이지요. 제 친구 미국인은 이게 세금 공제가 되니까 point 내는 걸 두려워 말라고 조언하던데요, 그 친구야 그 집에서 십년 넘게 살거니까 포인트 내고 이율 낮은 게 이익이겠지만, 저는 1-2년 있으면 귀국할 예정이라서 (물론 희망사항이지만... ^^;;;) 제로 포인트에 이율이 조금 높은 게  차라리 이익이다 싶더군요. 더군다나 제 마누라가 한 명언이 있습니다. "어디든 선이자 떼는데는 사채야!" 이러면서 포인트 내야되는 곳은 과감히 제외하라고 하더군요... ^^

3. 다운페이먼트?

사실 집값의 100%를 대출받는 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서브프라임이라는 게 그런 거니까요. 예를 들어 십만불을 빌릴 때 80%는 낮은 이율 (6.5% 정도)로 우량금융기관으로부터 받고, 20%, 즉 2만불은 높은 이율 (대략 8-10% 선)로 서브프라임 업체로부터 받으면 됩니다. 당연히 이자로 매달 내는 돈은 많아지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모기지 얻을 때 다운페이를 20% 이상 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운좋게 부모님께서 2만불을 지원해주셨기 때문에 다운페이를 20%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다운페이를 20% 이하로 하게되면 "모기지 보험"이라는 걸 필수로 사야합니다. 그러면 또 매달 일정액이 보험료로 나가게 됩니다. 이래저래 손해니까 자신이 가진 예산 한도 내에서 집을 사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십만불로 예산을 잡았지만, 집보러 다니면 십만불짜리가 눈에 안찬답니다. 13만불, 15만불짜리... 이런 식으로 눈은 점점 높아지고 그러다보면 무리해서 집을 사게된답니다. 저도 그럴뻔 했으나... 현명한 마누라 덕에 십만불짜리 콘도로 결정할 수 있었답니다. ^^;;;


이정도 지식을 갖고 실제 은행을 접촉해서 모기지를 얻어야 할텐데요, 글이 길어져서 이건 다음 편에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