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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

스타벅스와 버거킹에서 있었던 일...

미국이 서비스업이 발달한 나라인만큼 나름대로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몇번 겪어 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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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스타벅스에 가서 카페오레를 시켰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한참 붐비고 있는데, 마침 카페오레 만드는 기계(정확하게 우유 거품을 만드는 기계)가 고장이 나더군요. 잠시 고치려고 시도를 해보더니 못고치겠다면서 그냥 다른 걸로 하면 안되겠냐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그냥 아이스 카페라테로 달라고... 그래서 추운 겨울에 찬 걸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걸로 그치면 아무 일도 아닐텐데, 그 점원이 미안해하면서 공짜 음료 티켓을 주위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주더군요. 나처럼 자기가 시킨 것을 얻지 못한 손님들에게 한장씩 나눠주면서 아주 미안해 하더라구요. 추운 날 찬 음료를 마시게 된 건 좀 싫지만, 그래도 3불이 넘는 스타벅스 무료 음료권을 얻으니깐 나름대로 기분이 나쁘진 않더군요.

최근엔 버거킹에 자주 간답니다. 일하는 곳이랑 가까운 곳에 버거킹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들러서 아침이나 점심을 먹는답니다. 얼마 전에는 더블와퍼밀을 시켰습니다. 먹으려고 포장을 딱 여는데, 버거도 하나밖에 들어있지 않고 치즈가 있더군요. 치즈와퍼가 나온 것이지요. 그래서 들고 가서 "나 더블 와퍼 시켰다" 그랬더니 바로 바꿔주더군요. 근데 이번엔 그냥 와퍼가 나왔습니다. 또 들고 갔지요. 많이 바빠서 그런지 똑같은 실수를 두번이나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스타벅스에서 겪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이렇게 실수하면 뭐 쿠폰 같은 거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미안하다"는 말로 그치더군요. '스타벅스랑 싸구려 햄버거 집이랑 같을 순 없겠지...' 그러면서 그냥 더블와퍼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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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또 버거킹에 갔습니다. 2불 얼마 하는 아침 메뉴를 시켰습니다. 그러구 분명히 5불짜리를 준 것 같은데 달랑 몇십 센트만 거슬러주고 커피를 가지러 가더군요. 점원이 돌아왔을 때 한마디 했죠. "내가 분명히 5불을 준 것 같은데 2불 더 거슬러줘야 되는 거 아니냐..."
그랬더니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3불이 찍혀있답니다. 자기는 3불을 받았으니깐 3불이라고 찍었다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군요. 나도 딴 생각을 하느라 내가 5불짜리를 냈는지, 1불짜리 3개를 냈는지 확신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이상하다..."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영수증 뒷면에 내 이름과 연락처를 적으라고 하더군요. 저녁에 정산할 때 돈이 남으면 돌려줄께, 그러더군요. 그래서 그냥 밑져봐야 본전이라고, 연락처 남기고 왔습니다.

저녁 때 집에 오니까 버거킹 매니저한테 녹음이 남겨져 있더군요. "We owe you some money." 그러면서 들러달라고 하더군요. 역시 내가 5불 낸 게 맞구나, 그러면서 오늘 들러서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매니저는 미안하다 그러면서 2불을 돌려주고 free meal를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막 점심을 먹은터라 지금 배부르다고 했더니 나중에 오면 꼭 공짜 햄버거를 주겠다고 하네요... ^^

이렇게 되면 그 점원이 실수한 것에 대해 기분 나쁜 것 보다는, free meal을 먹게 되어서 "행운이다" 그런 생각이 더 든답니다. 버거킹이나 스타벅스 경우처럼 충분히 기분이 나빠질 수 있는 경험을 나름대로 즐거운 경험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그들에게는 중요한 정책이 아닐까 생각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