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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빛이 어둠을 이기는 그 날까지...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은 없다"고들 하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운동경기만 봐도, 반칙을 동원하고 심판을 매수한 선수가 정직하고 양심적인 선수에게 이기는 경우도 종종 봐왔습니다.

이명박 정권 6개월... 2008년 8월 현재는 좌파와 우파의 대결도 아니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대결도 아니며, '노빠'와 뉴라이트의 대결 역시 아닙니다. 오로지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로 보입니다.

상식을 가진 자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반대파는 그 권력에 손쉽게 저항합니다. 상식을 가진 자들이 폭력을 휘두르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에게 저항한 검사들이 그렇고 집요하게 노무현을 헐뜯은 조중동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저항의 결과 받게 되는 불이익'이 거의 없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불이익을 받게 되면 "상식적인 정권이 비상식적인 짓을 자행했다!"며 광분하면 그만입니다. 자신들의 부패와 약점으로 압박을 해오면 "도덕적인 정권이 부도덕한 정치공작을 일삼는다"며 광분하면 그만입니다.

비상식적인 자가 권력을 잡았을 때 반대파는 그 권력에 손쉽게 저항하기 힘듭니다. 비상식을 가진 자들이 폭력을 휘두를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검사와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저항의 결과 받게 되는 불이익'이 엄청날 것이라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비상식적인 정권은 아무렇지 않게 불합리한 인사를 단행하고, 온갖 편법과 무리수를 동원해서 저항한 자들을 제거하려 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하는 짓이 "쪽팔린 짓"인지 뻔히 알면서도 '정을 먼저 맞는 모난 돌'이 되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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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그 검사들은 지금, 이명박이 보내는 "신호"를 읽었다.



이 정권에서 초기에 임기가 뻔히 남아있는 공기업 사장들에게 사표를 받는 행위들,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자들에게 세무조사와 검찰 조사라는 강수를 둔 것은 잠재적 반대자들에게 보내는 신호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상식이 없다. 불합리한 짓도 서슴없이 할 것이다. 괜히 쓸데없는 짓 말고 자리들이나 보전하고 있어라."는 신호입니다.
PD수첩에게 그 유례가 없는 '소송 폭탄'을 퍼붓고, EBS의 지식채널e 김진혁 피디를 인사발령하고, 마침내 정연주 KBS 사장까지 해임시켜버리는 건 모든 언론에게 보내는 신호입니다. "너희가 저항하면 무슨 짓을 해서든 불이익을 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비상식적이니까."


아주 자조적이고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싶습니다.
도덕적이고 상식적인 정권은 독재를 할 수 없는 겁니까?
합의와 설득에 의해 더디고 더디게 역사를 진보시켜나갈 수밖에 없는 겁니까?
그 속에서 원하는 건 절반도 얻지 못하고 비상식적인 것들에 의해 오명만 뒤집어쓴 채 정권을 빼앗기는 게 제대로된 게임입니까?

독재는 오로지 부도덕하고 비상식적인 정권만의 '특권'입니까?
그들만이 강력한 리더쉽을 가질 수 있고,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걸 전부 다 얻을 수 있는 것입니까?
그렇게 실컷 곶감을 빼먹고 나서 97년 IMF 구제금융 때처럼 나라가 만신창이가 되고 나면 상식적인 세력이 재집권해서 설겆이나 해야 하는 겁니까?


이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향한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비판은 그만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비상식적인 그들에게 무슨 얘기가 먹힐 것이며, 독재를 펴는 그들에게 80%의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여론이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습니까?
연간 2000억이나 흑자를 보는 인천공항공사를 팔아먹든, 알짜 기업(한전, 하이닉스 등)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팔아먹든, 그저 그들이 역사의 심판을 무서워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KBS와 YTN은 지켜야 합니다. 조중동 광고 기업에는 계속 전화를 걸어줘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조용히 저 자신의 '칼'이나 갈겠습니다. 수학 얘기나 하고 영화 얘기나 하고, 얼마 남지 않은 미국 생활 얘기나 하면서 이 블로그를 채워나갈랍니다.
4년 반 후...
무능한 좌파, 실력없는 좌파 소리는 듣지 않도록 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