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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욕먹이는 대통령, 기 살려주는 대통령

정부와 여당이 종부세를 가지고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당정협의를 통과했다가 의원총회에서 반대에 막혔다가, 이제 대통령 한마디에 그냥 "깨갱"이네요. (관련기사)
대통령은 "징벌적 조세는 바로잡아야 한다" 그랬지요? 그러니까 비싼 집 가진 사람에게 벌 주기 위해 만들어진 세금이 종부세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말이겠네요.

우리나라 부자들, 욕 많이 먹지요? 흔히들, 우리나라에는 왜 그렇게 기부 문화가 없냐고들 합니다. 그런데 사실이 아닙니니다. 부자들, 열심히 기부하면서 삽니다. 그게 대부분 교회나 사찰로 몰려있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 이렇게 열심히 기부하면 영수증 받아 소득세 공제를 받을 수도 있지요. 이건 엄연히 합법입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교회나 사찰로 가는 돈은 애초에 세금으로 징수될 수도 있었던 돈입니다. 특히 일부 대형교회... 당신들 잘나서 그렇게 큰 집 짓고 있는 게 아니라, 세법의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다는 걸 알면 좀 "공익"이라는 것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얘기가 좀 샜는데, 이처럼 남(!)을 도우려는 고귀한 마음을 가진 부자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종부세 논란 때문에 가만히 있는 부자들이 괜히 욕을 먹습니다. 지난 정부에서는 가만히 있는데 집값이 올라서 졸지에 '투기꾼'이라고 욕 먹었지요? 이번 정권에서는 또 가만히 있는데 종부세에 저항하는 '파렴치한 부자'로 욕을 듣게 되었단 말입니다. 사실 공시지가 10억(실거래가 13억 정도)짜리 집 한 채 가지고 있어봐야 1년에 종부에 200만원 정도 나옵니다. 애초에 내야할 재산세 50만원 정도를 제외한다면 1년에 150만원 더 내는 겁니다. 그렇게 기부도 열심히 하시면서, 자식들 학원비로는 한달에 수백만원을 쓰시면서 한달에 13만원 남짓이 아까워서 그렇게 종부세를 반대하는 것이겠습니까?


출처: 오마이뉴스. 내가 즐겨보는 무한도전의 국민엠씨 유재석과 노홍철도 이 동네 또는 그 옆동네에 살텐데 이 펼침막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종부세 대상인 분들이 종부세에 내는 돈이 아까워서, 또는 종부세 내려면 집을 팔아야 할 정도로 허리가 휘기 때문에 종부세에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 '징벌적 조세'라는 관념 때문에 기분이 나쁘고 내기가 싫고, 그래서 "기분 나쁜 세금" 종부세에 저항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된 지도자라면 이 경우 두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징벌적 조세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 잘못된 제도를 고쳐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나올 수도 있지요. 그러면 "우리들 기분까지 고려해주시는 좋은 대통령님~~" 이러면서 국민의 2%로부터 칭송을 듣겠지요. 하지만 줄어드는 세수 2조 5천억은 어떡하시려구요...

두번째 방법은, "여러분이 오해하시는데 (누가 아주아주 잘 쓰는 말이지요... ^^) 이것 징벌적 조세 아닙니다." 이렇게 나올 수도 있지요. "부자 여러분, 나누면서 삽시다. 평소 기부하는 마음으로 세금도 조금만 더 내주십시오. 전세계적 불황으로 고통분담을 해야하는데 여러분부터 솔선수범해서 존경받는 부자상을 한번 만들어 봅시다~" 이렇게 설득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한국의 빌게이츠나 조지소로스 같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종부세 인하 반대한다!" 하면서 부자들 체면을 살려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부자들, 한달 10-20만원 가지고 절대 쫀쫀하게 굴지 않습니다. 그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주고, 그들이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이 앞장서 준다면 쪽팔려서라도 "세금폭탄~ 어쩌고저쩌고" 하는 플랭카드들 다 떼어낼 겁니다.

하지만 그놈의 이데올로기가 문제입니다. 노무현이 한 건 모두 "빨갱이짓"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기 때문에 종부세를 없엘 궁리만 했지 부자들 기 살려줄 궁리는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종부세로 2조 5천억을 더 걷어서 지금처럼 지방에 나눠주고 그래서 전국이 균형발전을 하게 되면 747 공약도 훨씬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실용"을 그렇게 중시하시는 분이라면 기왕에 걷어오던 2조 5천억을 어떻게 하면 좀더 저항없이 걷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셔야 하는 게 정상 아닙니까? 노무현이 싫어서, 징벌적 조세가 기분 나빠서 종부세를 없에는 건 결국 이념에 사로잡혀서 실용은 집어던진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