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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BBK 수사 발표, 이명박에게 면죄부를 주려는가?

검찰에게 크게 기대는 안했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이명박 후보의 옵셔널 벤처스 주가조작에의 연루 의혹은 무혐의, 다스와 BBK 실소유 여부는 계속 수사... 이렇게 발표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사 보기)

이명박 후보가 얼마 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했다는 얘기가 다시 떠오른다. (기사 보기)
BBK와의 연루를 적극 부인해오던 이전과는 다소 다른 톤으로 "BBK를 소유했을 수는 있지만 주가조작은 안했다"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되던 논란의 핵심은 "과연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인가" 하는 것이었다. BBK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을 했던 것은 이미 진실로 판명이 된 지금 시점에서, 이 BBK의 실제 주인이 김경준이 아니라 이명박이라면 그는 "주가조작의 주범"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면계약서가 불거져나왔고 도장 진위가 논란이 되었고, 김경준과의 최초 만남 시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하지만 "비록 그가 BBK의 주인일지라도 주가조작은 김경준 혼자 한 일아다"라는 제2의 시나리오 역시 가능하다. 파렴치한 주가조작범에서 "도의적 책임만 질 필요가 있는 대주주"로 바뀌는 것이다. 검찰은 바로 이 제2의 시나리오를 통해 이명박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하고 있다.

검찰의 이번 수사발표는, 이명박이 주가조작을 자행한 경제사범이라는 범죄 혐의를 입증하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완전히 한방 먹이는 결과이다. 왜 그런가?
예를 들어, 어떤 집이 도둑을 맞았는데, 지금까지 A라는 사람이 범죄 시각에 그 집에 들어간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지고 공방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검찰 발표는, "들어갔는지는 좀더 조사해봐야 하고... 도둑질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검찰의 중간 발표가 이명박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한다는 의심이 가는 가장 큰 대목은 바로 이곳이다.
BBK의 실소유주에 대한 논란을 비껴가면서, "주가조작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발표를 왜 하필 지금 하느냐는 것이다. "주가조작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말은 증거를 못찾았다는 말도 되고, 증거만 나오면 언제든지 범인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주가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다"가 되면 완벽하게 무혐의가 입증되지만, 지금은 완벽한 무혐의라고 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 서둘러 이런 발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이명박이 주가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결국 김경준이 파렴치한 주가조작범이 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그 파렴치범이 가져온 서류에 놀아났던 것이니, 이제 그 가족사기단의 주장엔 신경을 꺼주시는 게 좋겠다...는 정서도 확산될 게 뻔하다.


다시 이명박이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그때의 발언이 검찰에게 "수사지침"을 준 것이라고까지 비약해서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참으로... 우연히도... 검찰 수사의 방향은 결국 이렇게 흘러가고 말았다.

흘러나오는 말을 가지고 괜히 오버한지는 모르겠지만, 검찰이 어떤 발표를 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