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제왕이 처음 방송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왔다.
공중파 최초로 공부 방법을 알려주고 전국의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좋은 프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공부의 제왕은 재미도 없고, 정보도 없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들어 한마디 하고자 한다.
공부의 제왕은 target audience를 제대로 잡고 있는가?
공부의 제왕이 이처럼 우왕좌왕하는 가장 큰 이유는 target audience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데에 기인한다고 본다. 공부의 제왕은 동시간대 시청율 1위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꿈깨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공부"라는 딱딱한 주제로 스타킹과 스타 골든벨을 이겨보겠다는 건 미안하지만 과욕이다.
차라리, 공부를 "잘" 하고 싶어하는 전국의 중고등학생, 그리고 학부모만 시청자로 잡아도 엄청난 점유율이다. 이들에게만이라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들 시청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이윤석의 개그도 아니고 강수정의 "뒷태"도 아니다. 공부할 시간 쪼개서 한시간 시청을 했으면 그만큼 그들에게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한다. 이걸 제대로 주지 못하고 기껏해야 몇분 정도 할애해서 공신 솔루션이니 공신의 공부비법 같은 걸 압축된 형태로 전달하니까 그 얘기를 듣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뻔한 소리 아냐?", "그런 소리 나도 하겠네"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 것이다.
리얼리티 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공부의 제왕을 보면 예전 "러브하우스"가 떠오르는 건 나혼자만의 착각일까?
참여하는 학생들이 다들 나름대로 사연이 있고, 힘든 환경 속에서 합숙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이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되기 때문에 하는 얘기이다.
러브하우스는 분명히 감동적이다. 힘들게 살고 있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의 행복한 모습도 보여주고, 간단한 훈련과 상담을 통해 부부관계도 회복시켜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까지 고쳐준다! 시청자들은 매주 출연자들의 사연에 눈물 짓고 그들이 "새집"이라는 선물을 받으면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하게 된다.
비슷한 포맷을 갖고 있는 공부의 제왕이 러브하우스만큼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욕만 먹고 있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인가? 러브하우스의 시청자와 공부의 제왕 시청자가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러브하우스는 주말 저녁 편안하게 감동과 재미를 얻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공부의 제왕 시청자 역시 그렇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는 xxx 학생이 한달간의 힘든 합숙을 이겨내고 마침내 점수가 이만큼 오르더라~~ 이런 드라마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미안한 말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2기로 참여하는 세 학생이 새해 무슨 소망을 갖고 있는지, 누가 멘토가 되는지, 한달 후에 몇점이나 올라가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차라리 강성태의 의미있는 잔소리를 한시간 내내 들어도 좋으니, 나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그 무언가를 줬으면 하는 게 시청자들의 바램이지 않을까?
여러 개의 코너로 공부의 제왕 한시간을 채우면 어떨까?
결국 해법은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 공부의 제왕은 크게 두 코너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학생의 이야기를 다루는 리얼리티 쇼 코너. 그리고 프로그램 마지막에 나오는 "공신을 찾아서"
"공신을 찾아서" 코너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의 관한 팁 보다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로 성공한 사람들을 소개함으로써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를 생각해보도록 하고 "나도 할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도 길러주는 좋은 코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얼리티 쇼 부분은 메세지도 없고 질질 늘어지고 산만하기까지 하다. 이 부분도 짧게 한 코너로 구성하고 2-3개 코너를 첨가함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즉, "공신을 찾아서" 코너가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코너라면, 공부 방법/팁을 제대로 알려주는 코너도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공신 멤버를 매주 한명씩 심층 인터뷰 하면서 그 한 인물에 체계화된 공부 방법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공신 멤버 뿐 아니라 "우리 학교 전교 1등" 이런 학생을 인터뷰 할 수도 있고, "우리 학교 선생님" 또는 "우리 학원 선생님"을 만나서 공부 방법에 대한 얘기를 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코너는 Q & A 같은 걸 만들어서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공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여러 전문가/공신들이 해결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그 질문을 미니 토론에 부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즉, 공부방법이라는 것이 사실 학문적으로 정립된 것이 그리 많지 않아서 다들 "해보니까 괜찮더라"하는 수준의, 경험적 수준의 진리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런 방법을 써서 성공한 사람들이 나와서 왜 이게 좋은지에 대해 각자 의견을 얘기하고 판단은 시청자가 하도록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예를 들면, 예습과 복습, 무엇에 더 집중할 것인가, 또는 하루 몇시간 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등 정답이 없는 공부방법에 대해 각각 공부를 해본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고 그 근거를 나름대로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은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공부의 제왕은 너무 초조해하고 있는 것 같다.
시청율이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 않으니까 엠씨를 바꾸고 좀더 극적인 재미, 소소한 개그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고나 있을까?
제작진은 "정보만 너무 많이 줘서는 안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편안하게 재미를 찾고 싶은 시청자들은 이미 타방송으로 채널을 고정시키고 있다. 그 "재미"라는 레드오션이 아니라 "공부"라는 독특한 소재를 잡았다면 다른 방향으로 얼마든지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리얼리티 쇼가 대세라고 해도, 아무리 엠씨의 애드립에 의존하는 게 요즘 방송의 대세라고 해도, 탄탄한 구성과 작가의 성실한 대본으로 성공하는 공부의 제왕을 보고 싶은 게 한 시청자로서의 바램이다.
공중파 최초로 공부 방법을 알려주고 전국의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좋은 프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공부의 제왕은 재미도 없고, 정보도 없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들어 한마디 하고자 한다.
공부의 제왕은 target audience를 제대로 잡고 있는가?
공부의 제왕이 이처럼 우왕좌왕하는 가장 큰 이유는 target audience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데에 기인한다고 본다. 공부의 제왕은 동시간대 시청율 1위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꿈깨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공부"라는 딱딱한 주제로 스타킹과 스타 골든벨을 이겨보겠다는 건 미안하지만 과욕이다.
차라리, 공부를 "잘" 하고 싶어하는 전국의 중고등학생, 그리고 학부모만 시청자로 잡아도 엄청난 점유율이다. 이들에게만이라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들 시청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이윤석의 개그도 아니고 강수정의 "뒷태"도 아니다. 공부할 시간 쪼개서 한시간 시청을 했으면 그만큼 그들에게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한다. 이걸 제대로 주지 못하고 기껏해야 몇분 정도 할애해서 공신 솔루션이니 공신의 공부비법 같은 걸 압축된 형태로 전달하니까 그 얘기를 듣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뻔한 소리 아냐?", "그런 소리 나도 하겠네"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 것이다.
리얼리티 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공부의 제왕을 보면 예전 "러브하우스"가 떠오르는 건 나혼자만의 착각일까?
참여하는 학생들이 다들 나름대로 사연이 있고, 힘든 환경 속에서 합숙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이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되기 때문에 하는 얘기이다.
러브하우스는 분명히 감동적이다. 힘들게 살고 있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의 행복한 모습도 보여주고, 간단한 훈련과 상담을 통해 부부관계도 회복시켜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까지 고쳐준다! 시청자들은 매주 출연자들의 사연에 눈물 짓고 그들이 "새집"이라는 선물을 받으면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하게 된다.
비슷한 포맷을 갖고 있는 공부의 제왕이 러브하우스만큼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욕만 먹고 있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인가? 러브하우스의 시청자와 공부의 제왕 시청자가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러브하우스는 주말 저녁 편안하게 감동과 재미를 얻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공부의 제왕 시청자 역시 그렇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는 xxx 학생이 한달간의 힘든 합숙을 이겨내고 마침내 점수가 이만큼 오르더라~~ 이런 드라마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미안한 말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2기로 참여하는 세 학생이 새해 무슨 소망을 갖고 있는지, 누가 멘토가 되는지, 한달 후에 몇점이나 올라가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차라리 강성태의 의미있는 잔소리를 한시간 내내 들어도 좋으니, 나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그 무언가를 줬으면 하는 게 시청자들의 바램이지 않을까?
여러 개의 코너로 공부의 제왕 한시간을 채우면 어떨까?
결국 해법은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리얼리티 쇼의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
지금 공부의 제왕은 크게 두 코너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학생의 이야기를 다루는 리얼리티 쇼 코너. 그리고 프로그램 마지막에 나오는 "공신을 찾아서"
"공신을 찾아서" 코너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의 관한 팁 보다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로 성공한 사람들을 소개함으로써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를 생각해보도록 하고 "나도 할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도 길러주는 좋은 코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얼리티 쇼 부분은 메세지도 없고 질질 늘어지고 산만하기까지 하다. 이 부분도 짧게 한 코너로 구성하고 2-3개 코너를 첨가함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즉, "공신을 찾아서" 코너가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코너라면, 공부 방법/팁을 제대로 알려주는 코너도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공신 멤버를 매주 한명씩 심층 인터뷰 하면서 그 한 인물에 체계화된 공부 방법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공신 멤버 뿐 아니라 "우리 학교 전교 1등" 이런 학생을 인터뷰 할 수도 있고, "우리 학교 선생님" 또는 "우리 학원 선생님"을 만나서 공부 방법에 대한 얘기를 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코너는 Q & A 같은 걸 만들어서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공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여러 전문가/공신들이 해결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그 질문을 미니 토론에 부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즉, 공부방법이라는 것이 사실 학문적으로 정립된 것이 그리 많지 않아서 다들 "해보니까 괜찮더라"하는 수준의, 경험적 수준의 진리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런 방법을 써서 성공한 사람들이 나와서 왜 이게 좋은지에 대해 각자 의견을 얘기하고 판단은 시청자가 하도록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예를 들면, 예습과 복습, 무엇에 더 집중할 것인가, 또는 하루 몇시간 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등 정답이 없는 공부방법에 대해 각각 공부를 해본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고 그 근거를 나름대로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은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공부의 제왕은 너무 초조해하고 있는 것 같다.
시청율이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 않으니까 엠씨를 바꾸고 좀더 극적인 재미, 소소한 개그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고나 있을까?
제작진은 "정보만 너무 많이 줘서는 안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편안하게 재미를 찾고 싶은 시청자들은 이미 타방송으로 채널을 고정시키고 있다. 그 "재미"라는 레드오션이 아니라 "공부"라는 독특한 소재를 잡았다면 다른 방향으로 얼마든지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리얼리티 쇼가 대세라고 해도, 아무리 엠씨의 애드립에 의존하는 게 요즘 방송의 대세라고 해도, 탄탄한 구성과 작가의 성실한 대본으로 성공하는 공부의 제왕을 보고 싶은 게 한 시청자로서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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