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심오한 분석이나 작품 설명은 없습니다.
그냥, 이 두 영화는 참 재미없었다는 얘기가 하고 싶을 뿐입니다.
엄청난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 그러나 빈약한 스토리. 이것이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일 것입니다.
아마 내 영화 취향이 "이야기가 재밌는 영화"를 좋아해서 인색한 점수를 주는 것일까요...
영화의 몰입을 가장 방해하는 건,
내가 갖고 있는 중국 역사에 대한 얄팍한 지식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연의 황후>를 보면서 연나라가 언제적 나라지? 서태후 말고 또 여자가 황제였던 적이 있었었나?? 하는 질문들이 머리 속에서 웽웽거렸습니다. <삼국지 용의 부활> 역시 마찬가지. 조자룡은 처음부터 장수였는데 왜 사병으로 시작하지? 유비가 소패성에서 조조에게 쫓기는 때에 제갈량은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물론 두 영화가 역사적 사실에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해서 만들었다는 건 압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머리 속에서 뭔가가 충돌하면서 내용에 몰입하기 힘든 것 역시 어쩔 수 없습니다.
<Lord of the Ring>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나는 톨킨의 소설을 전혀 읽지 않았기에 영화의 스토리를 100% 그냥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원작을 읽은 분이라면 머리 속에서 뭔가가 충돌하지 않았을까요? ^^
이런 나의 사정도 사정이지만,
객관적으로 "재미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건,
두 영화의 매끄럽지 못하며 설득력이 희박한 스토리 텔링이 가장 큰 이유인 듯 싶습니다.
스케일, 특수효과, 비장미.. 이딴 것에만 공을 기울이고
관객들에게 뭔가 깊은 울림을 주는데에는 소흘히하지 않았던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삼국지: 용의 부활>.
평생 열심히 싸워놓고 마지막에 조자룡과 나평안이 나누는 대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웠던가... (켁!)
물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나의 관대한 태도에 비하면
두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이것 역시 그 소재가 갖는 무거움에 비례한 기대가 아닐까요?
삼국지의 두 슈퍼스타, 제갈량과 "상산의 조자룡"을 다룬 영화라면
이정도는 되었으면... 하는 그 기대 때문에 실망도 더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TV/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숨쉬는 공기 (The Air I Breathe, 2008),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되는. (0) | 2008.08.18 |
---|---|
각각의 매력이 있는 은행털이 영화 두편: <인사이드맨> vs <뱅크 잡> (0) | 2008.07.01 |
밴티지 포인트 (Vantage Point, 2008): 꽤 재밌었지만... [스포일러있음] (0) | 2008.06.15 |
공부의 제왕, 시청자들은 정보를 원한다. 진짜! (1) | 2008.01.08 |
"수면은 잠이 아니라 과학입니다" (정훈이 만화) (0) | 2007.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