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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

각각의 매력이 있는 은행털이 영화 두편: <인사이드맨> vs <뱅크 잡>

[스포일러 아주 많습니다 ^^]
인사이드 맨 (Inside Man, 2006)은 나온지 좀 됐는데 최근 뱅크 잡 (Bank Job. 2008)을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나는 영화더군요. 두 편이 묘하게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비교가 되는...

인사이드맨 (2006)
뱅크잡 (2008)

우선 공통점, 차이점을 Bullet Point로 정리를 하고...

공통점:
1. 은행을 턴다. 그리고 그게... 성공한다!
2. 은행을 터는 목적이 돈이 전부가 아니다.
3. 어떤 '문서' 때문에 은행털이범들은 일종의 '보험'을 얻게 된다.

차이점: 무수하게 많지만... 단 한가지만 지적하면:
1. <인사이드맨>은 비현실적으로 치밀한 계획 하에 은행을 털지만, <뱅크잡>은 좀 무식하다. ㅋ

여기서부터 얘기를 시작해 보지요.
두 영화 모두 아주 재밌게 봤지만, <인사이드맨>은 허구, <뱅크잡>은 실화에 바탕을 뒀다는 점에서 은행털이 내용이 아주 달라집니다. 즉, <인사이드맨>에 나오는 은행털이범들은 비현실적으로 멋진 계획, 비현실적으로 프로페셔널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두뇌 플레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경찰측 협상가(덴젤 워싱턴)와 은행털이범 두목(클라이브 오웬) 간의 대화 속에서 은행털이와 관련된 '상식'도 많이 배울 수 있답니다. ㅎㅎ
<뱅크잡>은 빚에 시달리는 동네 건달(?)이 몇몇 친구들과 의기투합해서 은행을 텁니다. 방법은? 무식하게 땅굴파기. 이게 다 입니다. 콩크리트 뚫는 도구를 갖고 쩔쩔매는 장면은 정말 이들의 모자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 외에 무전기로 잡담하다가 경찰에 들키게 된다든지, 열심히 금고 바닥을 뚫어놓고도 연기 때문에 한동안 들어가지 못한다든지... 이런 장면들이 '아마추어' 은행털이범들의 모습을 아주 귀엽게 (^^) 그려놓았습니다.

한가지 대비되는 장면은, <뱅크잡>에서 땅굴을 파고 있는데 치킨이 배달되어 옵니다. 전 <인사이드맨>에서 인질들에게 피자가 주어지는 장면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도청장치가 들어있는 피자... 물론 우리의 은행털이범은 뻔히 도청장치를 예상하고 아이팟을 그 앞에 틀어놓고 오히려 경찰의 혼선을 불러왔습니다만... <뱅크잡>에서는 그 치킨 상자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쿨~함... 오히려 너무 경계한 제가 다 무안해지더라구요. (^^;;;)


비록 <뱅크잡>의 도둑들이 아마추어들이지만, 은행을 나온 이후에는 침착하고 치밀한 행동으로 결국 해피엔딩이 됩니다. 즉, '은행털이 과정'이 아니라 '은행을 털고 난 이후'가 <뱅크잡>의 관람 포인트가 되는 것입니다. <인사이드맨>, <오션스 시리즈> 등 대부분의 은행털이 영화가 금고를 털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데 비해 'post 은행 털이'에 초점을 맞춘 <뱅크잡>은 참 신선했습니다.
더불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프로들이 아니라, 좀 덜떨어진 동네 건달들도 이렇게 엄청난 일을 벌였다는 실제 사건... 이것이 저같이 평범한 사람에게도 희망(^^)을 주는 얘기같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