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시험의 80 대 20 법칙

파레토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80대 20 법칙은 보통 사회현상을 설명하는데 이용됩니다. 전 세계 부의 80%를 20%의 인구가 소유하고 있다거나, 회사의 매출 80%는 20%의 고객에 의해 창출된다는 것들이 그 예일 것입니다.
수학공부를 비롯,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도 이 법칙은 잘 들어맞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시험에서 100점 받는 학생의 공부시간을 100으로 본다면
80점을 받기 위해 들여야 할 시간은 20이면 충분하다.

어떻습니까? 이게 말이 되는 것 같습니까?

80점 받으려면 100점 받는 애의 80%는 공부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게 흔히들 갖고 있는 관념입니다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그리고 시험문제의 특성상, 100점 받기 위한 노력의 20% 만으로도 충분히 80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 법칙의 sunny side, 즉 희망적인 측면입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학생들, 큰 욕심 부리지 말고 80점 받는 공부만 일단 해 보십시오. 100점 받는 애의 20%만 노력하면 됩니다. 수학을 예를 들면,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들 다 외우고 핵심 문제만 골라서 풀고... 그것만 되면 80점 받는 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100점 받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면 그 "기본"이 안되기 때문에 오히려 80점도 못받는 그런 경우가 생깁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 일단 시험문제의 특성상, 공부 하나도 안 한 학생이 0점을 받는 건 아닙니다. 4지선다형 문제라면 최저점수는 25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또 시험문제는 어려운 문제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웬만한 학생이면 다 풀수 있는 쉬운 문제가 30-40% 정도는 출제됩니다. 그러니까 시험대비 공부를 할 때 문제 풀이는 하지 않고 공식만 외워도 40% 정도의 문제는 충분히 맞출 수 있습니다. 이 40점에 luck으로 받는 점수 15-20점을 합치면 55-60점은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는 학생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점수라고 보면 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1) 55점과 60점 사이의 5점 차이와 2) 80점과 85점 사이의 5점 차이, 그리고 3) 95점과 100점 사이의 5점 차이... 이 모두가 5점이라는 차이이지만 그 의미가 아주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 여러분이 느끼는 그 차이만큼이 공부 양의 차이일 것입니다.

여기서 이 법칙의 어두운 측면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100점 받기는 진짜 어렵다는 게 이 법칙이 얘기하는 dark side 입니다. 80점 받기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90점에서 95점, 95점에서 100점으로 올리는 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점수는 5점에 불과하지만, (앞에 얘기했던 기본점수인) 60점에서 80점으로 20점 올리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 이유는 시험문제의 특징으로 또 얘기할 수 있습니다. 시험문제의 30-40%는 쉬운 문제로 나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나머지 40-50%는 중간 정도 수준의 문제. 그리고 20% 정도는 어려운 문제가 나옵니다.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만 고득점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은 무조건 열심히 공부하고 문제 많이 푼다고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의도적으로 골라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하고, 어떻게 해서 그 문제의 풀이는 이렇게 나왔는지... 이런 것들을 연구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니 보통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이 법칙을 알았다면, 어떤 공부 계획을 세워야 할까요?
하위권 학생이라면 당장의 목표를 80점으로 잡고 공부해야 할 겁니다. 최소한의 노력을 들여서 중위권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이지요. 너무 지엽적인 것에 매달리지말고, 숲을 보면서 중요한 것이나 시험에 꼭 나오는 것 위주로 시험 대비를 하면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문제지 선택도 잘 해야겠지요. 가장 난이도가 쉬운 내신대비 중심의 문제집으로 일단 기초를 쌓겠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실력은 80점이 되어 있을 것이고, 이제 목표를 90점, 95점, 그리고 100점으로 차츰차츰 올려갈 수 있겠지요.

상위권 학생이면 당연히 100점이 목표이겠지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공부양을 많이 늘여야 할 것입니다. 항상 95점 정도 받는 학생이라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100점 받을 수 있을텐데... 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자신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겠지요. 항상 계산 실수를 해서 하나씩 틀린다면 계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한두개씩 꼭 틀리는 학생이면 좀 난이도 높은 문제집을 집중적으로 풀어보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이처럼, 지금까지 해오던 노력에 플러스 알파를 하지 않으면 100점을 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