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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대화가 통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1.
세상을 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얘기를 나눈다.
그러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대화가 통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내가 하는 말에 신경을 쓰는 자와 신경도 쓰지 않는 자
내가 한 말에 적당한 대꾸를 하려는 자와 아무 관련없는 대꾸를 하는 자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곱씹어보는 자와 자기 얘기만 하고 싶어하는 자
합리성을 믿고싶어 하는 자와 어떤 말을 한 사람을 믿고 싶어하는 자



2.
민주노동당의 분당 사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저들도 언젠간 변하겠지..."
그렇게 믿으며 지금까지 함께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신앙은...
상식도, 이성도, 합리도, 모두 뛰어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신앙이 도전받을 때,
외부로부터 입력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는 것...
심리학적으로 증명된 이론인 걸로 안다.
이런 자들과 대화를 하려고 했던 게 잘못이지...


3.
"그들"이 진보라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진보인가?
운동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기 때문에 진보인가?
양심에 따라, 신념에 따라 살고 있기 때문에 진보인가?

진보에 보태는 힘은 1 정도이고 해악은 10 이 넘는 그들에게 "진보의 적"이라는 딱지를 붙이면 너무 심한건가?

그들 때문에 힘 빠져하는 "대화가 통하는" 활동가들...
그들 때문에 민주노동당에 두발 담그지 못하고 한발만 어정쩡하게 담근 사람들...
그들 때문에 "나는 민주노동당원이다"라고 말하기 주저하는 사람들...

이런 사례들을 다 모으면 진보에 끼치는 해악은 10 이 훨씬 넘지 않을까?


4.
새로 만들어지는 진보정당이 잘 될거라는 확신은 아무 곳에도 없다.
대선 때만 반짝하는 사회당이라는 군소정당도 있는데, 그런 곳과 별 다르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할 것 같다.
다들 신바람이 나서 일할 거라는 것...
적어도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끼리 생산적인 토론을 할 거라는 것...
그리고,

"코리아 연방공화국" 같은 뻘소리가 아니라
이 땅의 소외받고 힘없는 사람들이 목말라하는 바로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