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는 선행학습과 관련하여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것에 혼란스러워한다. 그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주위의 권유와 학원의 선전에 무계획적으로 수학 선행학습을 시킨다. "우리 애는 중3인데 실력수학 II 정석을 다 땠어요" 이런 얘기를 심심찮게 들으면서 "내 진도가 너무 느린 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게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행학습은 그만한 능력이 되면 하고, 그렇지 않다면 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이다. 천재소년으로 알려진 송유근 군같은 경우는 중고등학교 6년이 너무 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교과과정을 끝내고 대학에 일찍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상위 1%에 드는 천재가 아니면서 "남"들 진도에 맞춰서 자신 역시 무리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오히려 시간낭비이고 최악의 경우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공부는 "보약 먹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관념이 바로 이것이다. 공부는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게 더 좋지 않느냐? 보약도 먹어놓으면 다 도움되지 않겠느냐...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문제는, 보약은 10초면 먹지만, 공부는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보약은 1년에 한번씩 먹어놓으면 오랜 기간 그 효과가 내 몸에 남아 있지만, 공부는 그 엄청난 시간을 들여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내 머리 속에서 대부분이 빠져나가고 만다는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내가 지금 중3인데 고1 과정을 학기중에 열심히 학원 다니면서 다 땐다. 그것도 1년동안이 아니라 대략 4개월 정도만에. 문제를 다 푼 책 한권 보면 아주 뿌듯하긴 하다. 하지만 고1에 올라가서 정작 하는 것은? 고1 교과서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 있다. 내가 이 공식을 외웠던가? 내가 이 문제를 풀 수 있었던가? 하면서 말이다. 심한 경우, 학교에서는 이렇게 버벅대면서 학원에서는 수 I 과정을 듣고 있다. ^^
보약도 효과가 1년이나 지속되는지 모르는판에, 보약먹기식으로 한 공부가 1년 후까지 내 머리 속에 있길 바라는 건 자신의 머리에 대한 과신이라 본다. 오히려 "이것 예전에 본 적 있다"는 그 느낌이 "나는 이걸 잘 안다"는 착각으로 발전해서 그 내용에 대한 철저한 학습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보약먹기식 공부의 또다른 문제는 수학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음을 간과한다. 단순하게 말해서, 고1 방정식 부등식 문제 푸는데에 고2에서 배우는 로그나 수열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차라리 그 시간에 방정식 부등식 심화과정을 공부하고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푸는 게 훨씬 도움되지 않겠는가?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공부를 잘 하더라?
선행학습에 대해 대부분이 갖고 있는 미신(myth)이다. 그렇다 이건 사교육 시장에 의해 부풀려지고 있는 미신이다. 어디에서도 그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이런 식의 통계자료는 주위에서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우리학교 상위 10% 학생들은 대부분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선행학습을 하면 좋은 성적을 얻는다."
통계학 중 "상관관계"를 배우는 첫시간에 무엇에 대해 배우는지 아는가? "아주 높은 상관관계를 함부로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즉, 변인 A와 B의 상관관계가 높게 나온다고 해서 A가 B의 원인이라고 해석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간단한 예로, 수천 명의 키와 몸무게를 조사해서 두 변인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면 .9 이상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키가 큰 원인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이라고 해석해야 하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원인은 키가 크기 때문이라고 봐야하나?
유전적, 환경적 요인 때문에 개개인이 다르게 성장을 했고 그 이유 때문에 키와 몸무게가 높은 값을 갖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과학적 해석이 아닌가? 즉, 키와 몸무게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결과값이지 그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좋은 성적을 받는다(A)와 선행학습을 한다(B)는 두 변인 간에는 상관관계가 높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행학습을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는다 (B -> A)"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그런 식이면 "좋은 성적을 받기 때문에 선행학습도 열심히 한다 (A -> B)"는 결론도 가능하지 않을까? 키와 몸무게의 사례에 대입해보면, "좋은 성적"과 "선행학습"은 어떤 다른 원인의 결과값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대안적인 해석은 1) 공부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학생들은 성적도 잘 나오고 선행학습도 한다, 2)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성적도 잘 나오고 선행학습도 한다. 3) 부모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성적도 잘 나오고 (학원비도 팍팍 써서) 선행학습도 한다. 이런 식의 해석들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이 대안적인 해석이 진리라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다만, "선행학습을 하면 좋은 성적을 얻는다"는 생각은 과학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미신임은 틀림없다.
교과과정은 아무렇게나 만든어진 게 아니다
중1부터 고3까지 수학교과서의 목차를 한번 죽~ 훑어보시기 바란다. 이 목차가 주먹구구로 대충 만들어진 게 아니다. 수많은 수학자들이 "수학의 구조"에 바탕하여 1) 무엇을 배운 다음에 무엇을 배워하는지 2) 고3을 마칠 때는 어느 정도 범위까지 수학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 3) 어떻게 하면 중요한 수학의 영역이 골고루 포함될 수 있는지 등등을 깊이 연구하고 토론하여 만들어낸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다.
여기에 더해, 교육심리학자, 발달심리학자 등이 학생의 인지발달 과정을 고려하여 중학교 수준에서 다룰 것과 다루지 말아야 할 것, 고등학교 수준으로 올려야 할 것들에 대한 조언을 한다.
교과과정 (교과서 목차!)의 무거움을 충분히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집합"이라는 건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배우고, 고등학교 1학년에 가면 고급 내용이 아주 약간 첨가되어 한번 더 배운다. 흥미로운 건, 고등학생들에게 수학 교과서에서 가장 쉬운 부분이 어디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집합 파트라고 한다. 중학생의 경우는 그 반대인데, 가장 이해가 안되고 복잡한 부분이 집합이라고 한다. 거의 똑같은 두 내용에 대해 3살 차이가 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왜 이렇게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이는가?
그것은 중학생은 인지발달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고 고등학생 정도 되어야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지발달이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집합은 "숫자"에 비해 그 추상화의 정도가 훨씬 높은 개념인데, 이렇게 추상적인 개념으로 연산 (교집합, 합집합, 차집합 등) 까지 해내기에는 중학교 1학년 (만 12-13세)이라는 발달단계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수학교과서에서도 중학교 1학년의 집합 부분을 빼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교육학자보다는 수학자의 입김이 교과과정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집합파트 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교과과정은 바로 앞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고, 현재 학생들의 인지수준은 어떠한가를 고려하여 그 시기에 배워야 할 것을 가르친다.
선행학습을 한다는 것은 이러한 "평균적인 고려"를 무시하고 1-2년 앞서서 그 지식 영역을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초등학교 5-6학년인 만 11세 정도에 중학교 과정을 선행한답시고 집합을 배운다고 치자. 피아제 (Piaget) 이론에 의하면 12세 정도부터 추상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가 가능한 "형식조작기 (Formal Operational Stage)"에 진입하는데, 그 이전단계에 집합을 배움으로써 이 어려운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느라 머리는 머리대로 아프고,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 교집합, 합집합 같은 문제를 풀긴 풀겠지만, 그게 과연 집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겠는가?
만약 이 단계에 10시간을 들여서 집합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했다고 치면, 제 진도에 맞춘 중학교 1학년 수준에서는 5시간 정도면 될 것이고, 고등학교 1학년이라면 1-2시간만에 집합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선행학습이라는 게 얼마나 '비효율적'인 공부인가?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유아들에게 1+1 = 2라는 걸 가르치는 게 얼마나 힘든가? 한자리 수는 잘 세지만, 두자리 수부터 헤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대략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면 1+1 = 2 라는 건 아주 쉽게 이해한다. 한자리 수와 두자리 수는 큰 구분없이 그냥 "숫자"로 받아들일 뿐이다.
수능에서 100점만 받으면 된다
부인하지 말자.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수학 공부 열심히 하는 이유는 수능 수리영역에서 100점 (혹은 1등급)을 받기 위해서가 거의 유일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수능에서 100점 받기 위한 공부를 하면 된다.
수능에서 언어영역은 교과서에 없는 지문이 심심찮게 나오고 외국어 영역은 내가 평생 본 적도 없는 단어가 불쑥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수리영역은? 100% 교과서에 나온 공식과 개념만을 이용해서 문제를 낸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학력고사와 수능 수학 문제에서 교과서에 없는 공식을 이용해서 풀어야만 하는 문제가 나온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렇다면 꼬박꼬박 진도 맞춰서 내신성적 잘 받아놓고, 꼬박꼬박 진도 맞춰서 수능을 대비하면 수학 100점을 맞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닐 수 있지 않을까?
고속도로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무조건 6시간(중고등학교 6년)만에 가야한다고 치면, 열심히 과속해서 3시간만에 경주 또는 양산 정도까지 간 다음에 휴게소에서 핫바 사먹고 그럴 필요없이, 시속 90km로 차분히 가면 6시간만에 부산에 도착하지 않겠는가? 3시간만에 경주까지 간다고 해서 1시간 더 가서 서울-부산을 4시간만에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선행학습에 "목숨거는" 학생들을 보면 이런 안타까움이 드는 경우가 많다.
대략 중3 겨울방학까지 10-가,나는 물론, 수 I, 수 II 까지 끝내야 "정상"이라고 우기는 학부모들도 많이 봤다. 그렇게 3년만에 5년치를 공부해서 남은 3년은 뭐 공부하려고 하나? 어차피 10-가,나, 수 I, II 다시 보지 않겠는가? 수능 수학이 100% 교과서에 있는 개념과 공식에서 나오기 때문에 더 높은 대학과정 수학을 공부할 필요는 전혀 없다. 엡실론-델타를 몰라도 극한 문제는 충분히 풀 수 있으며, modular form에 대해 몰라도 고교 수준의 정수론 문제를 푸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아~~ 수리 논술? (왕비호 버전... ^^)
이것 때문에 대학과정까지 공부하려 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다. 일단 공부해야 할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능 100점 받는데에 방해만 되고, 수능 100점 받을 정도로 고등학교 과정을 충실히 이해하고 있으면 수리논술 역시 얼마든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수리논술 출제방향이 고교과정을 얼마나 깊이있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여기에 대고 엡실론-델타를 중얼대면 오히려 점수 깎일 각오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심화문제를 풀어야 하지 않습니까?" 라고 되물을 분도 계실 것 같아 한마디.
거의 미신처럼 통하고 있는 "단계별 수학공부법"도 좀 건들여야 할 것 같다. 1차로 한번 훑고, 2차로 개념 원리 마스터하고, 3차로 심화문제를 풀고... 뭐 이런 식의 단계를 거쳐 2번, 3번 봐야 수학을 마스터 할 수 있다는 이 "단계별 수학공부법"
맞다.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각 단계의 기간이 짧으면 몇개월, 길면 1-2년일 필요가 있을까? 즉, 10-가,나 라는 방대한 양을 일단 한번 훑고, 개념원리를 위해 10-가,나 한번 더 보고, 마지막으로 심화문제를 위해 한번 더보고... 이런 식으로 하지말고, 오늘 나머지정리/인수정리를 배웠다면, 그것에 대해 바로 오늘 하루만에 1, 2, 3단계를 다 해버리면 안되나?
문제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오늘 배운 내용에 대해 1단계, 또는 2단계까지만 공부하고 "나.중.에. 3단계 심화문제 풀기 단계의 공부를 할테다!" 이렇게 계획만 세우고 실천을 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이처럼, 단계별 학습을 아주 작은 범위에서, 아주 짧은 시간 간격으로 한 사이클 끝낸 다음 주기적으로 기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간단한 복습을 하는 것과 처음부터 선행학습을 한답시고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는 것, 이 둘 중에 무엇이 더 효율적인 공부인지는 아주 자명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한다.
수능 수학은 100% 교과서에 있는 개념과 공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즉, 언어영역이나 외국어영역에 비해 공부 범위가 딱 정해져 있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그 한정된 범위에 있는 수학적 개념과 공식을 모두 다 알고 있는가, 문제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서 공부하면 된다. 쓸데없이 교과서 밖에 것 공부할 필요도 없고, 쓸데없이 어려운 문제 푸느라 30분, 한시간씩 낑낑댈 필요도 없다. 물론, 쓸데없이 3년만에 5년치를 공부할 필요 역시 없다.
[부록] 과고 외고 입시를 위한 수학 선행학습
이 모든 얘기를 했음에도 단 한가지 예외가 있는데, 과학고와 외국어고를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10-가,나 수준까지 공부를 해야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 과고, 외고 기출문제를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결론이다. "이건 중학교 수준만 공부해서는 절대 100점 받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그런 식으로 시험을 내는 학교들까지 탓할 생각은 없다. 그냥 이것이 현실이기 떄문에 최소한 고1 수준까지 수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겠다.
다만, 한가지 구분을 하자. 중3 학생들이 특목고에 가기 위해 고1, 고2 수준의 수학 공부를 하는 것,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선행학습"이 아니라 "시험대비 공부"이다. 현실적으로 특목고 입시의 시험범위가 그렇기 때문에 그 범위까지 공부하는 것이다. 즉, 입시날 당장 써먹기 위해 하는 시험대비 공부인 것이지, 미리 공부해놓으면 좋겠지, 하는 마음 (보약먹기식 공부)에서 하는 선행학습이 아닌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학부모가 "꿩먹고 알먹고"의 심정으로 중3 때까지 특목고 준비를 시킨다는 점이다. 즉, 고1, 고2 수준까지 수학공부를 시키면서, "이것은 특목고 입시를 위한 것인데 혹시 떨어져도 이만큼 선행학습을 했으니 손해볼 건 없지" 하는 그 마음.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마음을 먹는 건 좀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선행학습은 아주 작은 장점과 아주 큰 단점을 갖고 있는 비효율적인 공부방법이다. 물질적 손해는 논외로 하고라도, 시간적 손실이 보통이 아니다. 더군다나 학생들에게 괜히 좌절감을 심어줄 수도 있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저하시킬 가능성도 높다.
"내 자식이 정말 공부를 좋아하고 성적도 잘 나와서 조금만 밀어주면 특목고에 갈 것 같은데..."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날고 기는 선생님을 붙여준다고 해도 실력이 안되는 학생은 특목고 들어가기 힘들다. 혹시 운좋게 붙어도 얼마나 잘 적응할지도 걱정이고 현상 유지를 위해 쏟아야하는 물질적, 정신적, 시간적 투자는 또 얼마나 들어가야 할 것인가?
세줄 요약.
1. 수학 선행학습은 아주 비효율적인 공부방법이다. 1년 전에 공부한 것 중 지금껏 얼마나 기억하고 있겠는가? 공부는 보약먹기가 아니다.
2. "선행학습을 하면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미신이다. 인지능력의 발달단계에 맞게 교과과정에 맞춰 공부하는 게 가장 과학적인 공부방법이다.
3. 수능에서 100점 받으려면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라는 시험범위만 마스터하면 된다. 뭐가 급해서 고등학교 3년동안 하면 되는 걸 허겁지겁 미리 해버리는가?
(아~~ 길다... 두세 개로 나눠서 쓸 걸...^^)
결론부터 말하면, 선행학습은 그만한 능력이 되면 하고, 그렇지 않다면 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이다. 천재소년으로 알려진 송유근 군같은 경우는 중고등학교 6년이 너무 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교과과정을 끝내고 대학에 일찍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상위 1%에 드는 천재가 아니면서 "남"들 진도에 맞춰서 자신 역시 무리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오히려 시간낭비이고 최악의 경우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공부는 "보약 먹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관념이 바로 이것이다. 공부는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게 더 좋지 않느냐? 보약도 먹어놓으면 다 도움되지 않겠느냐...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문제는, 보약은 10초면 먹지만, 공부는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보약은 1년에 한번씩 먹어놓으면 오랜 기간 그 효과가 내 몸에 남아 있지만, 공부는 그 엄청난 시간을 들여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내 머리 속에서 대부분이 빠져나가고 만다는 것이다.
전자렌지에 20초, 먹는데 10초면 보약 한첩은 뚝딱!
수많은 학생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내가 지금 중3인데 고1 과정을 학기중에 열심히 학원 다니면서 다 땐다. 그것도 1년동안이 아니라 대략 4개월 정도만에. 문제를 다 푼 책 한권 보면 아주 뿌듯하긴 하다. 하지만 고1에 올라가서 정작 하는 것은? 고1 교과서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 있다. 내가 이 공식을 외웠던가? 내가 이 문제를 풀 수 있었던가? 하면서 말이다. 심한 경우, 학교에서는 이렇게 버벅대면서 학원에서는 수 I 과정을 듣고 있다. ^^
보약도 효과가 1년이나 지속되는지 모르는판에, 보약먹기식으로 한 공부가 1년 후까지 내 머리 속에 있길 바라는 건 자신의 머리에 대한 과신이라 본다. 오히려 "이것 예전에 본 적 있다"는 그 느낌이 "나는 이걸 잘 안다"는 착각으로 발전해서 그 내용에 대한 철저한 학습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보약먹기식 공부의 또다른 문제는 수학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음을 간과한다. 단순하게 말해서, 고1 방정식 부등식 문제 푸는데에 고2에서 배우는 로그나 수열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차라리 그 시간에 방정식 부등식 심화과정을 공부하고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푸는 게 훨씬 도움되지 않겠는가?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공부를 잘 하더라?
선행학습에 대해 대부분이 갖고 있는 미신(myth)이다. 그렇다 이건 사교육 시장에 의해 부풀려지고 있는 미신이다. 어디에서도 그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이런 식의 통계자료는 주위에서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우리학교 상위 10% 학생들은 대부분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선행학습을 하면 좋은 성적을 얻는다."
통계학 중 "상관관계"를 배우는 첫시간에 무엇에 대해 배우는지 아는가? "아주 높은 상관관계를 함부로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즉, 변인 A와 B의 상관관계가 높게 나온다고 해서 A가 B의 원인이라고 해석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간단한 예로, 수천 명의 키와 몸무게를 조사해서 두 변인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면 .9 이상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키가 큰 원인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이라고 해석해야 하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원인은 키가 크기 때문이라고 봐야하나?
유전적, 환경적 요인 때문에 개개인이 다르게 성장을 했고 그 이유 때문에 키와 몸무게가 높은 값을 갖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과학적 해석이 아닌가? 즉, 키와 몸무게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결과값이지 그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좋은 성적을 받는다(A)와 선행학습을 한다(B)는 두 변인 간에는 상관관계가 높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행학습을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는다 (B -> A)"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그런 식이면 "좋은 성적을 받기 때문에 선행학습도 열심히 한다 (A -> B)"는 결론도 가능하지 않을까? 키와 몸무게의 사례에 대입해보면, "좋은 성적"과 "선행학습"은 어떤 다른 원인의 결과값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대안적인 해석은 1) 공부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학생들은 성적도 잘 나오고 선행학습도 한다, 2)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성적도 잘 나오고 선행학습도 한다. 3) 부모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성적도 잘 나오고 (학원비도 팍팍 써서) 선행학습도 한다. 이런 식의 해석들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이 대안적인 해석이 진리라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다만, "선행학습을 하면 좋은 성적을 얻는다"는 생각은 과학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미신임은 틀림없다.
교과과정은 아무렇게나 만든어진 게 아니다
중1부터 고3까지 수학교과서의 목차를 한번 죽~ 훑어보시기 바란다. 이 목차가 주먹구구로 대충 만들어진 게 아니다. 수많은 수학자들이 "수학의 구조"에 바탕하여 1) 무엇을 배운 다음에 무엇을 배워하는지 2) 고3을 마칠 때는 어느 정도 범위까지 수학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 3) 어떻게 하면 중요한 수학의 영역이 골고루 포함될 수 있는지 등등을 깊이 연구하고 토론하여 만들어낸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다.
여기에 더해, 교육심리학자, 발달심리학자 등이 학생의 인지발달 과정을 고려하여 중학교 수준에서 다룰 것과 다루지 말아야 할 것, 고등학교 수준으로 올려야 할 것들에 대한 조언을 한다.
교과과정 (교과서 목차!)의 무거움을 충분히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집합"이라는 건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배우고, 고등학교 1학년에 가면 고급 내용이 아주 약간 첨가되어 한번 더 배운다. 흥미로운 건, 고등학생들에게 수학 교과서에서 가장 쉬운 부분이 어디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집합 파트라고 한다. 중학생의 경우는 그 반대인데, 가장 이해가 안되고 복잡한 부분이 집합이라고 한다. 거의 똑같은 두 내용에 대해 3살 차이가 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왜 이렇게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이는가?
그것은 중학생은 인지발달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고 고등학생 정도 되어야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지발달이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집합은 "숫자"에 비해 그 추상화의 정도가 훨씬 높은 개념인데, 이렇게 추상적인 개념으로 연산 (교집합, 합집합, 차집합 등) 까지 해내기에는 중학교 1학년 (만 12-13세)이라는 발달단계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수학교과서에서도 중학교 1학년의 집합 부분을 빼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교육학자보다는 수학자의 입김이 교과과정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집합파트 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교과과정은 바로 앞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고, 현재 학생들의 인지수준은 어떠한가를 고려하여 그 시기에 배워야 할 것을 가르친다.
선행학습을 한다는 것은 이러한 "평균적인 고려"를 무시하고 1-2년 앞서서 그 지식 영역을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초등학교 5-6학년인 만 11세 정도에 중학교 과정을 선행한답시고 집합을 배운다고 치자. 피아제 (Piaget) 이론에 의하면 12세 정도부터 추상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가 가능한 "형식조작기 (Formal Operational Stage)"에 진입하는데, 그 이전단계에 집합을 배움으로써 이 어려운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느라 머리는 머리대로 아프고,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 교집합, 합집합 같은 문제를 풀긴 풀겠지만, 그게 과연 집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겠는가?
만약 이 단계에 10시간을 들여서 집합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했다고 치면, 제 진도에 맞춘 중학교 1학년 수준에서는 5시간 정도면 될 것이고, 고등학교 1학년이라면 1-2시간만에 집합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선행학습이라는 게 얼마나 '비효율적'인 공부인가?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유아들에게 1+1 = 2라는 걸 가르치는 게 얼마나 힘든가? 한자리 수는 잘 세지만, 두자리 수부터 헤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대략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면 1+1 = 2 라는 건 아주 쉽게 이해한다. 한자리 수와 두자리 수는 큰 구분없이 그냥 "숫자"로 받아들일 뿐이다.
수능에서 100점만 받으면 된다
부인하지 말자.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수학 공부 열심히 하는 이유는 수능 수리영역에서 100점 (혹은 1등급)을 받기 위해서가 거의 유일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수능에서 100점 받기 위한 공부를 하면 된다.
수능에서 언어영역은 교과서에 없는 지문이 심심찮게 나오고 외국어 영역은 내가 평생 본 적도 없는 단어가 불쑥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수리영역은? 100% 교과서에 나온 공식과 개념만을 이용해서 문제를 낸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학력고사와 수능 수학 문제에서 교과서에 없는 공식을 이용해서 풀어야만 하는 문제가 나온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렇다면 꼬박꼬박 진도 맞춰서 내신성적 잘 받아놓고, 꼬박꼬박 진도 맞춰서 수능을 대비하면 수학 100점을 맞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닐 수 있지 않을까?
고속도로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무조건 6시간(중고등학교 6년)만에 가야한다고 치면, 열심히 과속해서 3시간만에 경주 또는 양산 정도까지 간 다음에 휴게소에서 핫바 사먹고 그럴 필요없이, 시속 90km로 차분히 가면 6시간만에 부산에 도착하지 않겠는가? 3시간만에 경주까지 간다고 해서 1시간 더 가서 서울-부산을 4시간만에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선행학습에 "목숨거는" 학생들을 보면 이런 안타까움이 드는 경우가 많다.
대략 중3 겨울방학까지 10-가,나는 물론, 수 I, 수 II 까지 끝내야 "정상"이라고 우기는 학부모들도 많이 봤다. 그렇게 3년만에 5년치를 공부해서 남은 3년은 뭐 공부하려고 하나? 어차피 10-가,나, 수 I, II 다시 보지 않겠는가? 수능 수학이 100% 교과서에 있는 개념과 공식에서 나오기 때문에 더 높은 대학과정 수학을 공부할 필요는 전혀 없다. 엡실론-델타를 몰라도 극한 문제는 충분히 풀 수 있으며, modular form에 대해 몰라도 고교 수준의 정수론 문제를 푸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아~~ 수리 논술? (왕비호 버전... ^^)
이것 때문에 대학과정까지 공부하려 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다. 일단 공부해야 할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능 100점 받는데에 방해만 되고, 수능 100점 받을 정도로 고등학교 과정을 충실히 이해하고 있으면 수리논술 역시 얼마든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수리논술 출제방향이 고교과정을 얼마나 깊이있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여기에 대고 엡실론-델타를 중얼대면 오히려 점수 깎일 각오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심화문제를 풀어야 하지 않습니까?" 라고 되물을 분도 계실 것 같아 한마디.
거의 미신처럼 통하고 있는 "단계별 수학공부법"도 좀 건들여야 할 것 같다. 1차로 한번 훑고, 2차로 개념 원리 마스터하고, 3차로 심화문제를 풀고... 뭐 이런 식의 단계를 거쳐 2번, 3번 봐야 수학을 마스터 할 수 있다는 이 "단계별 수학공부법"
맞다.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각 단계의 기간이 짧으면 몇개월, 길면 1-2년일 필요가 있을까? 즉, 10-가,나 라는 방대한 양을 일단 한번 훑고, 개념원리를 위해 10-가,나 한번 더 보고, 마지막으로 심화문제를 위해 한번 더보고... 이런 식으로 하지말고, 오늘 나머지정리/인수정리를 배웠다면, 그것에 대해 바로 오늘 하루만에 1, 2, 3단계를 다 해버리면 안되나?
문제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오늘 배운 내용에 대해 1단계, 또는 2단계까지만 공부하고 "나.중.에. 3단계 심화문제 풀기 단계의 공부를 할테다!" 이렇게 계획만 세우고 실천을 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이처럼, 단계별 학습을 아주 작은 범위에서, 아주 짧은 시간 간격으로 한 사이클 끝낸 다음 주기적으로 기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간단한 복습을 하는 것과 처음부터 선행학습을 한답시고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는 것, 이 둘 중에 무엇이 더 효율적인 공부인지는 아주 자명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한다.
수능 수학은 100% 교과서에 있는 개념과 공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즉, 언어영역이나 외국어영역에 비해 공부 범위가 딱 정해져 있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그 한정된 범위에 있는 수학적 개념과 공식을 모두 다 알고 있는가, 문제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서 공부하면 된다. 쓸데없이 교과서 밖에 것 공부할 필요도 없고, 쓸데없이 어려운 문제 푸느라 30분, 한시간씩 낑낑댈 필요도 없다. 물론, 쓸데없이 3년만에 5년치를 공부할 필요 역시 없다.
[부록] 과고 외고 입시를 위한 수학 선행학습
이 모든 얘기를 했음에도 단 한가지 예외가 있는데, 과학고와 외국어고를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10-가,나 수준까지 공부를 해야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 과고, 외고 기출문제를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결론이다. "이건 중학교 수준만 공부해서는 절대 100점 받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그런 식으로 시험을 내는 학교들까지 탓할 생각은 없다. 그냥 이것이 현실이기 떄문에 최소한 고1 수준까지 수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겠다.
다만, 한가지 구분을 하자. 중3 학생들이 특목고에 가기 위해 고1, 고2 수준의 수학 공부를 하는 것,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선행학습"이 아니라 "시험대비 공부"이다. 현실적으로 특목고 입시의 시험범위가 그렇기 때문에 그 범위까지 공부하는 것이다. 즉, 입시날 당장 써먹기 위해 하는 시험대비 공부인 것이지, 미리 공부해놓으면 좋겠지, 하는 마음 (보약먹기식 공부)에서 하는 선행학습이 아닌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학부모가 "꿩먹고 알먹고"의 심정으로 중3 때까지 특목고 준비를 시킨다는 점이다. 즉, 고1, 고2 수준까지 수학공부를 시키면서, "이것은 특목고 입시를 위한 것인데 혹시 떨어져도 이만큼 선행학습을 했으니 손해볼 건 없지" 하는 그 마음.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마음을 먹는 건 좀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선행학습은 아주 작은 장점과 아주 큰 단점을 갖고 있는 비효율적인 공부방법이다. 물질적 손해는 논외로 하고라도, 시간적 손실이 보통이 아니다. 더군다나 학생들에게 괜히 좌절감을 심어줄 수도 있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저하시킬 가능성도 높다.
"내 자식이 정말 공부를 좋아하고 성적도 잘 나와서 조금만 밀어주면 특목고에 갈 것 같은데..."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날고 기는 선생님을 붙여준다고 해도 실력이 안되는 학생은 특목고 들어가기 힘들다. 혹시 운좋게 붙어도 얼마나 잘 적응할지도 걱정이고 현상 유지를 위해 쏟아야하는 물질적, 정신적, 시간적 투자는 또 얼마나 들어가야 할 것인가?
세줄 요약.
1. 수학 선행학습은 아주 비효율적인 공부방법이다. 1년 전에 공부한 것 중 지금껏 얼마나 기억하고 있겠는가? 공부는 보약먹기가 아니다.
2. "선행학습을 하면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미신이다. 인지능력의 발달단계에 맞게 교과과정에 맞춰 공부하는 게 가장 과학적인 공부방법이다.
3. 수능에서 100점 받으려면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라는 시험범위만 마스터하면 된다. 뭐가 급해서 고등학교 3년동안 하면 되는 걸 허겁지겁 미리 해버리는가?
(아~~ 길다... 두세 개로 나눠서 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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