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수학 성적 차이는 없다? - Science 최신호 연구 결과

2008년 7월 25일자 Science지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네요. 흔히들, 남자가 수학을 잘 하고 여자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미국의 2학년부터 11학년 (초2 - 고2) 학생들 약 7백만명의 수학 시험 결과를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녀 간의 성차(Gender Difference)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군요.
(영어의 압박이 있겠지만, 관련 기사는 여기, Science 발행하는 AAAS 회원이시면 원문 보기는 요기...)

연구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700만명 학생들의 수학 점수 평균을 비교해보니까 남녀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2. 근데 왜 남자가 공학이나 수학 분야에 더 많고, 그 분야의 높은 성취를 보이냐?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상위 1% 또는 0.1% 성적을 받은 고등학생들 중 남녀의 성비(Gender Ratio)를 살펴보니까 1) 백인 남학생이 2명에 한명 꼴로 백인 여학생보다 많더라. 2) 근데, 아시안 여학생은 아시안 남학생보다 1.1배 정도 많더라. ==> 따라서 결론은 문화적, 인종적, 기타 등등의 영향이지 남녀라는 성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다.

3. 미국 수능시험인 SAT 성적은 남녀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점수 차이가 나는데... (남학생 평균 533점, 여학생 평균 499점) ==> 근데 그건 sampling의 문제더라. 성적 낮은 여학생들이 평균을 깎아먹는 거다. 비슷한 시험인 ACT 등과 비교해보니까 거기는 다소 반대되는 결과가 나오더라.

이 결과를 놓고 SLASHDOT에서는 600여 개의 댓글이 붙으며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습니다. 다들 남성분들의 댓글 같습니다만(^^), 전반적으로 학교 시험에 어려운 문제가 덜 나오면서 남녀의 수학 성적이 비슷해진 것 아니냐... 뭐, 그런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새로운 얘기는 아닙니다. 남녀 차이에 관한 연구는 예로부터 꾸준히 이루어져 왔고 일반의 통념과는 달리, 대부분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이 연구 결과 1번과 같이 700만명의 샘플링을 한다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찾는 건 더더욱 힘들 겁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2번 결과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수학/공학 분야에 남녀 간의 성차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 해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즉, 최상위권에는 백인 남학생이 백인 여학생보다 2배나 많더라는 것이지요. 단순한 '수학 성적'이 아니라 '수학 재능' 또는 '수학적 창의력'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에는 여전히 "남자가 더 잘한다"는 통념은 터무니 없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남학생들... 긴장해야 합니다. 아시안 학생만 봤을 때 상위권에는 여학생이 더 많다고 그러죠? ㅋㅋ 최근 남학생들이 내신성적 때문에 남녀공학을 기피한다고 하더니... 이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는 또다른 실증적 증거네요..

개인적으로는 참 재미있는 논문입니다. 원문을 꼭 좀 보고 싶은데...
왜냐하면, 제가 교육 쪽을 공부하지 않습니까? 사실 Science는 저희 동네와는 아~~주 상관없는 그런 저널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논문이 실렸다니... 이거, 조금만 열심히 하면 저도 Science지에 논문 하나 낼 수 있는 겁니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