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한 사나이가 앨범 한 장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키는
160cm, 몸무게는 45kg... 이 난쟁이 같은 사나이가 지금 서울에서 일을 치려고 한다. 그의 앨범은 처음에 이렇게
시작된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의 호리호리한 신바람 이박삽니다. 한번 만나볼까요? 좋~~지. 만납시다~~~~~
디디디리 띠리디리디리 짠자라자라자자자자...."
그의 이름은 이박사(e-pak-sa), 관광버스 가이드로 일하면서 뽕짝 메들리로 여행객들을 즐겁게 해주던 것이 눈에 띄어 일본 SONY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앨범을 제작, 일본에서 먼저 히트를 쳤다. 우리나라의 세종문화회관에 해당하는 일본 무도관에서 대형 라이브 공연도 한 경험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벌써 두 개의 TV CF에 출연을 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 뽕짝이라는 너무나 낯익어서 오히려 낯선 장르, 일본 무대에서의 화려한 성공... 이 모든 것이 이박사를 신비롭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좋다. 이런 것 다 집어치우고 노래를 들어보자. 뽕짝이 잘나면 뭐 잘났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 이러면서 인터넷에서 노래를 구해 들었다.
일단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어떻게 이런 노래를 부를 생각을 했나, 이런 가사를 부를 생각을 했나, 노래 사이에 이런 애드립을 넣을 생각을 했나... 감탄과 흥분 속에 노래를 들었다. 우리의 민요를 시원스럽게 부르기도 하고 일본의 뽕짝을 우리말로 번역해서 부른 곡들도 많았다. 다소 性적인 은유도 있지만 부담스럽다기 보다는 유쾌한 수준의 가사였고 무엇보다 곡 전체에 흐르는 키취적인 맛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내친 김에 이박사를 소개한 홈페이지를 뒤졌고 한국에서 새롭게 발매했다는 새 앨범을 사서 들었다. 이박사의 일본 데뷔 앨범은 "뽕짝백과사전앨범"이다. 그 이전에 한국에서 driver들을 위한 고속도로 휴게소용 테잎들을 여럿 냈었고 입소문만으로도 수십만장이 팔렸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뽕짝백과사전앨범 외에 몇가지 싱글 앨범을 냈었고 올해 우리나라에서 정식 매이저 데뷔 앨범인 Space Fantasy를 냈다.
매니아들은 최고의 앨범으로 뽕짝백과사전앨범을 꼽고 있다. 현란한 키보드 연주를 바탕에 깔고 이박사 특유의 애들립을 유감없이 발휘한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 이 앨범은 뽕짝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original 버전인 것이다.
그 이후, 일본에 테크노 열풍이 불면서 이박사의 앨범에는 테크노 반주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박사의 노래와 애들립은 그대로이지만 테크노풍으로 편곡되어 각종 기계음들이 배경에 깔리는 것이다. 이번 한국에서 낸 앨범은 테크노 버전과 오리지널 버전을 함께 실어서 이박사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배려를 해놓은 것 같다. 그리고 이박사 최고의 히트곡 "space fantasy"를 실어서 가요차트 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즉, 총 6개의 트랙 중 메들리는 20분을 넘지만 "space fantasy"는 4분 남짓의 노래인만큼 기존 가요시장의 규범과 크게 충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한국 앨범에 재밌는 사실 두가지, 하나는 "Thanks to..."에 황신혜 밴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1집부터 내가 주목해왔던 황신혜 밴드의 칼라와 이박사의 칼라는 정말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98년 2집 이후에 아직 정식 앨범은 내고 있지 않은 황신혜 밴드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는 팬의 한사람으로서 3집이 빨리 나오길 기대해 본다. 또 하나, 낯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박사의 매니저가 내 이름과 똑같더라는 것이다. 이런!! ^^
뽕짝 메들리에서 출발해서 테크노와 뽕짝의 결합까지 오게 된 이박사의 여정... 그 가운데에는 테크노풍의 뽕짝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이박사의 뛰어난 역량이 큰 몫을 했겠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어낸 SONY의 기획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이한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 상상을 초월하는 애드립 등 탁월한 그의 역량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 다만, 대형 기획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가요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SONY의 후광과 능력도 최대한 발휘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박사의 인기가 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1집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2집에 대한 고민 역시 못지않게 중요하리라 본다. 지금 1집에는 뽕짝 메들리에 30곡에 가까운 노래가 들어있다. 대부분 일본 데뷔앨범 뽕짝백과사전앨범에 들어있던 곡들이다. 문제는 이 노래를 그대로 2집에 내놓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는 점이다. 그때는 테크노가 아니라 힙합 또는 살사 리듬으로 들고 나올 것인가? 그건 답이 아니다. 새로운 뽕짝을 발굴하든지 새로운 작곡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박사는 관광버스 가이드 시절에 이미 수백곡의 한국 뽕짝을 소화해 왔고, 일본에서 발표했던 이박사 뽕짝으로 키가 5cm 크다라는 앨범에서 새 노래의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기에 2집에 대한 생각은 우려라기보다는 기대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ps) 황신혜 밴드는 2002년 말인가 2003년 초에 3집 앨범을 냈다고 합니다.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
그의 이름은 이박사(e-pak-sa), 관광버스 가이드로 일하면서 뽕짝 메들리로 여행객들을 즐겁게 해주던 것이 눈에 띄어 일본 SONY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앨범을 제작, 일본에서 먼저 히트를 쳤다. 우리나라의 세종문화회관에 해당하는 일본 무도관에서 대형 라이브 공연도 한 경험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벌써 두 개의 TV CF에 출연을 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 뽕짝이라는 너무나 낯익어서 오히려 낯선 장르, 일본 무대에서의 화려한 성공... 이 모든 것이 이박사를 신비롭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좋다. 이런 것 다 집어치우고 노래를 들어보자. 뽕짝이 잘나면 뭐 잘났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 이러면서 인터넷에서 노래를 구해 들었다.
일단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어떻게 이런 노래를 부를 생각을 했나, 이런 가사를 부를 생각을 했나, 노래 사이에 이런 애드립을 넣을 생각을 했나... 감탄과 흥분 속에 노래를 들었다. 우리의 민요를 시원스럽게 부르기도 하고 일본의 뽕짝을 우리말로 번역해서 부른 곡들도 많았다. 다소 性적인 은유도 있지만 부담스럽다기 보다는 유쾌한 수준의 가사였고 무엇보다 곡 전체에 흐르는 키취적인 맛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내친 김에 이박사를 소개한 홈페이지를 뒤졌고 한국에서 새롭게 발매했다는 새 앨범을 사서 들었다. 이박사의 일본 데뷔 앨범은 "뽕짝백과사전앨범"이다. 그 이전에 한국에서 driver들을 위한 고속도로 휴게소용 테잎들을 여럿 냈었고 입소문만으로도 수십만장이 팔렸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뽕짝백과사전앨범 외에 몇가지 싱글 앨범을 냈었고 올해 우리나라에서 정식 매이저 데뷔 앨범인 Space Fantasy를 냈다.
매니아들은 최고의 앨범으로 뽕짝백과사전앨범을 꼽고 있다. 현란한 키보드 연주를 바탕에 깔고 이박사 특유의 애들립을 유감없이 발휘한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 이 앨범은 뽕짝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original 버전인 것이다.
그 이후, 일본에 테크노 열풍이 불면서 이박사의 앨범에는 테크노 반주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박사의 노래와 애들립은 그대로이지만 테크노풍으로 편곡되어 각종 기계음들이 배경에 깔리는 것이다. 이번 한국에서 낸 앨범은 테크노 버전과 오리지널 버전을 함께 실어서 이박사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배려를 해놓은 것 같다. 그리고 이박사 최고의 히트곡 "space fantasy"를 실어서 가요차트 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즉, 총 6개의 트랙 중 메들리는 20분을 넘지만 "space fantasy"는 4분 남짓의 노래인만큼 기존 가요시장의 규범과 크게 충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한국 앨범에 재밌는 사실 두가지, 하나는 "Thanks to..."에 황신혜 밴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1집부터 내가 주목해왔던 황신혜 밴드의 칼라와 이박사의 칼라는 정말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98년 2집 이후에 아직 정식 앨범은 내고 있지 않은 황신혜 밴드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는 팬의 한사람으로서 3집이 빨리 나오길 기대해 본다. 또 하나, 낯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박사의 매니저가 내 이름과 똑같더라는 것이다. 이런!! ^^
뽕짝 메들리에서 출발해서 테크노와 뽕짝의 결합까지 오게 된 이박사의 여정... 그 가운데에는 테크노풍의 뽕짝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이박사의 뛰어난 역량이 큰 몫을 했겠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어낸 SONY의 기획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이한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 상상을 초월하는 애드립 등 탁월한 그의 역량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 다만, 대형 기획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가요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SONY의 후광과 능력도 최대한 발휘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박사의 인기가 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1집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2집에 대한 고민 역시 못지않게 중요하리라 본다. 지금 1집에는 뽕짝 메들리에 30곡에 가까운 노래가 들어있다. 대부분 일본 데뷔앨범 뽕짝백과사전앨범에 들어있던 곡들이다. 문제는 이 노래를 그대로 2집에 내놓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는 점이다. 그때는 테크노가 아니라 힙합 또는 살사 리듬으로 들고 나올 것인가? 그건 답이 아니다. 새로운 뽕짝을 발굴하든지 새로운 작곡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박사는 관광버스 가이드 시절에 이미 수백곡의 한국 뽕짝을 소화해 왔고, 일본에서 발표했던 이박사 뽕짝으로 키가 5cm 크다라는 앨범에서 새 노래의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기에 2집에 대한 생각은 우려라기보다는 기대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ps) 황신혜 밴드는 2002년 말인가 2003년 초에 3집 앨범을 냈다고 합니다.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
'TV/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TV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 (0) | 2005.01.15 |
---|---|
멜로는 살아있다, 영화 <클래식> (0) | 2005.01.14 |
사랑은 계속된다 -- 영화 <밀애> (0) | 2005.01.14 |
서태지 일곱번째 앨범 "Live Wire" (0) | 2004.02.06 |
<모닝구 무스메>의 힘 (0) | 200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