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방치했던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1%의 지지도에 머물고 있는 대통령 후보. 범여권으로 분류되지만 그 말은 국민들을 혼란시킨다며, 민주신당 사람들에게 "나에게 오라"고 통크게 외치는 사람. 말 한마디 한마디로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하게 만드는 사람...
오랜만이다, 이런 기분. 노무현 이후로 김근태도, 천정배도, 유시민도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는데, 그 민주인사들도 아닌 한 기업인에게 그만 홀딱 빠져버렸다.
노무현 정권의 탄생을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원칙을 지켜온 그의 이력, 지역주의에 맞서싸워온 그의 정치 행보. 모든 것이 나를 감동시켰다. 그리고 주저없이 그를 지지했다. 그의 말들은 여전히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지난 참여정부 4년의 모습은 낙제점에 가까울 뿐이다. 물론 공직자에 대한 도덕적 기준을 높이고,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해체하고, 기타 등등 그가 이룩한 업적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의 업적은 그를 찍어준 유권자들의 기대치에 턱없이 모자란다. 국민들은 그에게 과반수 국회까지 선사해줬다. 이렇게 전폭적으로 밀어줬는데 성적표는... 초라할 뿐이다.
참여정부를 겪으며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못한다", "안된다"는 투정 뿐이었다. 기득권들이 반발해서 안되고, 보수언론이 여론을 호도해서 못하고... 그래서 과반수 국회에서 4대악법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만신창이가 된 비정규직 보호법을 만들어 이랜드 노동자들을 길거리에 내몰고,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뛰어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꺾어놓았을 뿐이다.
정권 초기에 검사와 맞짱을 뜨고, 정권 내내 언론과 쌈박질(이 정부는 "건전한 긴장관계"라고 미화하지만)을 일삼는 건 속이 후련하긴 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우선순위였던가? 그게 과연 노무현을 찍어준 시민들이 "최고로" 바랬던 것들이었을까?
한미 FTA는 이 "안된다, 못한다"의 결정판이다. 우리 힘으로 못하겠으니 외부 충격으로 바꾸겠다는 건데... 도박도 이렇게 무모한 도박이 없다. 너무나 식상한 말이지만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게 바로 이럴 때 쓸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너무나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게 뻔한 FTA를 가져다놓고, "사회를 바꿀 수 있으니 진보이다"라고 강변하는 꼴이다.
결국 소위 민주세력, 386 세력, 평화양심세력의 무능함에 대한 실망감은 한나라당에 대한 50%의 지지율과 이명박에 대한 60%의 지지율로 표면화된다. 하지만 자신있게 "이명박이 정답이다"라고 외치는 목소리는 듣기 힘들다. "그가 그나마 나은 것 같은데..."라는 게 그의 지지율을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인 것 같다.
나는 이명박 현상의 책임을 일차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무능으로 돌리고 싶다. "위장전입 좀 하면 어때", "땅투기 좀 하면 어때" 라고 사람들은 자조적으로 뇌아린다. 위장전입 때문에 장상 총리 서리를 낙마시킨 역사는 여기까지 후퇴하여 버렸다. FTA로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이 토목공사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그에게 환호를 보낸다. 중국이 쫓아오고 일본이 앞서나가는 중간에 한국은 샌드위치처럼 끼어있다는 근거없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다시금 "못한다, 안된다"는 패배의식만 높아질 뿐이다. 참여정부가 그러지 않았던가? 이 샌드위치 속에서 기업이 그나마 이익을 내려면 비정규직은 불가피하다고...
처음엔 그 말을 믿었다. 참여정부가 설마 거짓말 하랴 싶었다. 문국현은 당당히 아니라고 말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그의 삶이 아니라고 웅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의 비정규직에 대한 대처는 "불가피"가 아니라 "무능"과 "책임회피"에서 비롯한 것일 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문국현, 그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라면 국민들에게 "못한다, 안된다"는 말 말고, "이런 방법이 있습니다" 라고 제안할 수 있지 않을까? 문국현, 그라면 기득권과 대립, 반목을 하기 이전에 먼저 설득하고 모범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라면 자신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와 의지를 이용해서 이 나라 경제를 사람 중심의 건강한 경제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패러다임이 변한 것 같다. 한나라당은 광주학살당이고 독재정당 민정당의 후신이라서 무조건 악이었던 건 2002년 대선까지가 마지막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은, 민주신당은, 민주화 투사들이 모여있고 양심세력이라서 무조건 밀어줘야 한다고 스스로 정당화시켰던 건 2002년이 마지막인 것 같다. 지난 10년간 그들의 위선과 무능과 게으름에 한두번 실망한 게 아니다. "안된다 못한다"를 입에 달고 산 그들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여론조사에서 10%를 넘지 못한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댓글이 떠오른다. "2002년에는 우리와 비슷한 지도자를 원했다면 2007년은 우리가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이제서야 만난 것 같다.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를.
그리고, 이제야 대선판이 왜 재미없었는지 깨달았다. 고만고만한 "범여권" 후보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어서 였다고. 이명박은? 그를 존경하고 따를만한 지도자라 여기는 분이 과연 계실지 궁금할 따름이다..
1%의 지지도에 머물고 있는 대통령 후보. 범여권으로 분류되지만 그 말은 국민들을 혼란시킨다며, 민주신당 사람들에게 "나에게 오라"고 통크게 외치는 사람. 말 한마디 한마디로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하게 만드는 사람...
오랜만이다, 이런 기분. 노무현 이후로 김근태도, 천정배도, 유시민도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는데, 그 민주인사들도 아닌 한 기업인에게 그만 홀딱 빠져버렸다.
노무현 정권의 탄생을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원칙을 지켜온 그의 이력, 지역주의에 맞서싸워온 그의 정치 행보. 모든 것이 나를 감동시켰다. 그리고 주저없이 그를 지지했다. 그의 말들은 여전히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지난 참여정부 4년의 모습은 낙제점에 가까울 뿐이다. 물론 공직자에 대한 도덕적 기준을 높이고,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해체하고, 기타 등등 그가 이룩한 업적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의 업적은 그를 찍어준 유권자들의 기대치에 턱없이 모자란다. 국민들은 그에게 과반수 국회까지 선사해줬다. 이렇게 전폭적으로 밀어줬는데 성적표는... 초라할 뿐이다.
참여정부를 겪으며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못한다", "안된다"는 투정 뿐이었다. 기득권들이 반발해서 안되고, 보수언론이 여론을 호도해서 못하고... 그래서 과반수 국회에서 4대악법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만신창이가 된 비정규직 보호법을 만들어 이랜드 노동자들을 길거리에 내몰고,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뛰어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꺾어놓았을 뿐이다.
정권 초기에 검사와 맞짱을 뜨고, 정권 내내 언론과 쌈박질(이 정부는 "건전한 긴장관계"라고 미화하지만)을 일삼는 건 속이 후련하긴 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우선순위였던가? 그게 과연 노무현을 찍어준 시민들이 "최고로" 바랬던 것들이었을까?
한미 FTA는 이 "안된다, 못한다"의 결정판이다. 우리 힘으로 못하겠으니 외부 충격으로 바꾸겠다는 건데... 도박도 이렇게 무모한 도박이 없다. 너무나 식상한 말이지만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게 바로 이럴 때 쓸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너무나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게 뻔한 FTA를 가져다놓고, "사회를 바꿀 수 있으니 진보이다"라고 강변하는 꼴이다.
결국 소위 민주세력, 386 세력, 평화양심세력의 무능함에 대한 실망감은 한나라당에 대한 50%의 지지율과 이명박에 대한 60%의 지지율로 표면화된다. 하지만 자신있게 "이명박이 정답이다"라고 외치는 목소리는 듣기 힘들다. "그가 그나마 나은 것 같은데..."라는 게 그의 지지율을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인 것 같다.
나는 이명박 현상의 책임을 일차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무능으로 돌리고 싶다. "위장전입 좀 하면 어때", "땅투기 좀 하면 어때" 라고 사람들은 자조적으로 뇌아린다. 위장전입 때문에 장상 총리 서리를 낙마시킨 역사는 여기까지 후퇴하여 버렸다. FTA로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이 토목공사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그에게 환호를 보낸다. 중국이 쫓아오고 일본이 앞서나가는 중간에 한국은 샌드위치처럼 끼어있다는 근거없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다시금 "못한다, 안된다"는 패배의식만 높아질 뿐이다. 참여정부가 그러지 않았던가? 이 샌드위치 속에서 기업이 그나마 이익을 내려면 비정규직은 불가피하다고...
처음엔 그 말을 믿었다. 참여정부가 설마 거짓말 하랴 싶었다. 문국현은 당당히 아니라고 말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그의 삶이 아니라고 웅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의 비정규직에 대한 대처는 "불가피"가 아니라 "무능"과 "책임회피"에서 비롯한 것일 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문국현, 그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라면 국민들에게 "못한다, 안된다"는 말 말고, "이런 방법이 있습니다" 라고 제안할 수 있지 않을까? 문국현, 그라면 기득권과 대립, 반목을 하기 이전에 먼저 설득하고 모범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라면 자신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와 의지를 이용해서 이 나라 경제를 사람 중심의 건강한 경제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패러다임이 변한 것 같다. 한나라당은 광주학살당이고 독재정당 민정당의 후신이라서 무조건 악이었던 건 2002년 대선까지가 마지막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은, 민주신당은, 민주화 투사들이 모여있고 양심세력이라서 무조건 밀어줘야 한다고 스스로 정당화시켰던 건 2002년이 마지막인 것 같다. 지난 10년간 그들의 위선과 무능과 게으름에 한두번 실망한 게 아니다. "안된다 못한다"를 입에 달고 산 그들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여론조사에서 10%를 넘지 못한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댓글이 떠오른다. "2002년에는 우리와 비슷한 지도자를 원했다면 2007년은 우리가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이제서야 만난 것 같다.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를.
그리고, 이제야 대선판이 왜 재미없었는지 깨달았다. 고만고만한 "범여권" 후보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어서 였다고. 이명박은? 그를 존경하고 따를만한 지도자라 여기는 분이 과연 계실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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