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조본에서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개설되고 관리되었던 50억이 넘는 통장의 실체를 드러내었다. 이자소득세만 수천만원이 나오자 삼성 직원이 세금 내라며 그 돈만큼을 줬다고 한다. "개인간의 돈거래"라는 삼성의 변명이 참으로 구차하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구조본의 법무팀장은 일개 "팀장"이 아니다. 이사급 직위이며 7년동안 받은 연봉만 100억에 가깝다. 삼성의 최고위층이라 할만하다. 그런 사람이, "삼성은 더이상 내부 자정 능력이 없다"며 비자금 통장을 비롯한 삼성의 고질적 병폐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의도했던 안했건, 이 고백을 통해 삼성을 비롯, 우리 사회의 아픈 곳, 어두운 곳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간단하게 정리하자.
우선 언론이다. 한겨레가 처음 특종 보도한 이후 각 언론사는 너무나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거대 광고주 삼성이 무서운가, 아니면 그동안 뿌려댄 떡값이 위력을 발휘하는가, 아니면 그들의 무지막지한 소송제기 위협에 굴복하는가...
둘째, 검찰과 금감원 등 감시/감독 당국이다. 말로만 떠돌던 비자금의 실체가 이처럼 명확하게 드러난 적은 지금껏 없었다. 계좌번호가 여럿 나왔다. 당장 계좌 추적을 실시하면 다른 비자금 계좌까지 굴비 엮듯이 줄줄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미적미적한다. 마치 증거 은폐를 위한 시간이라도 주는 듯 며칠 째 조사에 착수하고 있지 않다.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며 미루고 있다. "사실 관계"를 밝히라고 국민들이 당신들에게 월급 주는 것 아닌가?
세째, 삼성이다. 이번에도 물타기, 꼬리자르기 등 지금까지 보여온 행태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내부 자정 능력이 없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지적은 정확했다. 그저 뒤에서 은밀하게 이 사건의 이슈화를 최대한 저지하며 시간을 벌자는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은 2탄, 3탄 폭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의 변명은 이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이 기회에 조직의 어두움을 털고 갈 뜻은 진정 없단 말인가? 대한민국을 "관리"하겠다는 야욕을 이젠 좀 접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네째, 삼성의 직원, 비정규직들이다. 얼마 전 무리한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삼성의 과장들이 모였다는 기사가 났다. 삼성은 임원들이 지나치게 많으며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받고 있음을 지적하며 삼성의 구조조정은 여기서 출발해야 할 것임을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 과장들의 불평에 "내가 그 자리 앉으면 군소리 없이 열심히 일할께" 라며 악플을 달았지만, 그들은 당신들보다 "조금" 더 받는 사람들일 뿐이다. 삼성의 임원은 정말로 "많이" 더 받는 사람들이다.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몇년동안 연봉을 100억 챙겼다고 한다. 일반 직원의 몇배 월급인지, 이 사람 하나 월급으로 몇명을 더 고용할 수 있는지, 몇명을 더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는가?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고 일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연봉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떡값 줄 검사 명단 작성하고 비자금 재판 준비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까지 이 연봉이 돌아가야 하는가? 삼성에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 더 많을까?
다섯째, 금산분리 원칙이다. 최근 이명박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의 철폐를 공약하고 나섰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 폐해는 구구절절히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차명계좌 사건을 통해서 일단이 드러났다. 금산분리 원칙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도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보안계좌"라는 금융실명제에 위반되는 계좌를 버젓이 관리해온 은행들 역시 이번 기회에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부고발자 김용철 변호사이다. 우리는 앞으로 그가 어떤 일을 당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법의 보호를 받고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내부고발자가 지금까지처럼 계속 내팽개쳐진다면, 그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는 멀어질 뿐이다. 대부분의 내부고발자는 과거에 자신의 손에 피를 뭍힌 적이 있다. 그러지 않고서 어떻게 그 더러운 내부세계를 고발할 수 있겠는가? 그러하기에 내부고발자의 고발은 더더욱 소중하고, 그 용기와 정의감을 높이 사서 법은 최대의 관용을 배풀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 역시 그를 보호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구조본의 법무팀장은 일개 "팀장"이 아니다. 이사급 직위이며 7년동안 받은 연봉만 100억에 가깝다. 삼성의 최고위층이라 할만하다. 그런 사람이, "삼성은 더이상 내부 자정 능력이 없다"며 비자금 통장을 비롯한 삼성의 고질적 병폐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의도했던 안했건, 이 고백을 통해 삼성을 비롯, 우리 사회의 아픈 곳, 어두운 곳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간단하게 정리하자.
우선 언론이다. 한겨레가 처음 특종 보도한 이후 각 언론사는 너무나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거대 광고주 삼성이 무서운가, 아니면 그동안 뿌려댄 떡값이 위력을 발휘하는가, 아니면 그들의 무지막지한 소송제기 위협에 굴복하는가...
둘째, 검찰과 금감원 등 감시/감독 당국이다. 말로만 떠돌던 비자금의 실체가 이처럼 명확하게 드러난 적은 지금껏 없었다. 계좌번호가 여럿 나왔다. 당장 계좌 추적을 실시하면 다른 비자금 계좌까지 굴비 엮듯이 줄줄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미적미적한다. 마치 증거 은폐를 위한 시간이라도 주는 듯 며칠 째 조사에 착수하고 있지 않다.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며 미루고 있다. "사실 관계"를 밝히라고 국민들이 당신들에게 월급 주는 것 아닌가?
세째, 삼성이다. 이번에도 물타기, 꼬리자르기 등 지금까지 보여온 행태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내부 자정 능력이 없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지적은 정확했다. 그저 뒤에서 은밀하게 이 사건의 이슈화를 최대한 저지하며 시간을 벌자는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은 2탄, 3탄 폭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의 변명은 이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이 기회에 조직의 어두움을 털고 갈 뜻은 진정 없단 말인가? 대한민국을 "관리"하겠다는 야욕을 이젠 좀 접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네째, 삼성의 직원, 비정규직들이다. 얼마 전 무리한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삼성의 과장들이 모였다는 기사가 났다. 삼성은 임원들이 지나치게 많으며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받고 있음을 지적하며 삼성의 구조조정은 여기서 출발해야 할 것임을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 과장들의 불평에 "내가 그 자리 앉으면 군소리 없이 열심히 일할께" 라며 악플을 달았지만, 그들은 당신들보다 "조금" 더 받는 사람들일 뿐이다. 삼성의 임원은 정말로 "많이" 더 받는 사람들이다.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몇년동안 연봉을 100억 챙겼다고 한다. 일반 직원의 몇배 월급인지, 이 사람 하나 월급으로 몇명을 더 고용할 수 있는지, 몇명을 더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는가?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고 일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연봉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떡값 줄 검사 명단 작성하고 비자금 재판 준비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까지 이 연봉이 돌아가야 하는가? 삼성에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 더 많을까?
다섯째, 금산분리 원칙이다. 최근 이명박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의 철폐를 공약하고 나섰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 폐해는 구구절절히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차명계좌 사건을 통해서 일단이 드러났다. 금산분리 원칙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도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보안계좌"라는 금융실명제에 위반되는 계좌를 버젓이 관리해온 은행들 역시 이번 기회에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부고발자 김용철 변호사이다. 우리는 앞으로 그가 어떤 일을 당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법의 보호를 받고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내부고발자가 지금까지처럼 계속 내팽개쳐진다면, 그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는 멀어질 뿐이다. 대부분의 내부고발자는 과거에 자신의 손에 피를 뭍힌 적이 있다. 그러지 않고서 어떻게 그 더러운 내부세계를 고발할 수 있겠는가? 그러하기에 내부고발자의 고발은 더더욱 소중하고, 그 용기와 정의감을 높이 사서 법은 최대의 관용을 배풀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 역시 그를 보호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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